쾅.
제곤이 극락천도와 부딪치며 불꽃이 튀었고 만악 성자의 손목이 부르르 떨렸다. 팔이 저릿하다가 굳어지더니 그는 비틀거리며 세 걸음 뒤로 밀려났다.
바로 그때 뒤에서 날을 가르는 파공음이 들려왔다.
“장선지!”
조민희가 어느새 포위망을 뚫고 돌진해 왔고 그녀의 희고 가느다란 손끝에서 푸른빛이 응집되더니 그녀의 손가락이 허공을 가르며 만악 성자의 등 뒤 심장 부근을 가볍게 눌렀다.
콰직.
곧 만악 성자는 피를 토하며 공중으로 날아갔고 왼팔이 축 늘어진 채로 떨어졌다. 어깨뼈가 완전히 으스러진 것이다.
“쓸모없는 것들! 다 쓸모없어!”
입가의 피를 거칠게 훔쳐낸 그는 저 멀리 피범벅이 된 세 명의 전장들을 향해 날카롭게 고함쳤다.
“셋이서 하나를 못 막아?”
방금 조민희의 도칙을 막아낸 선황 성자는 그 말을 듣고 피를 또 한 모금 토해냈다. 그들 셋은 이미 온몸이 피로 젖을 만큼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다. 목숨까지 걸며 만악성자를 도우려 했건만 돌아온 건 ‘무능하다’는 비난이었다.
“하아...”
만악 성자는 이를 악물고 뒤로 물러서며 공격을 막아냈다. 갑옷은 찢어졌고 보물 같은 육신에선 피가 줄줄 흘렀으며 머리칼은 흐트러져 그야말로 형편없는 몰골이었다. 누가 봐도 그의 패배는 이미 확정이었다.
“죽어라!”
만악 성자가 벼랑 끝에 몰리자 손에 쥔 천도가 성하의 힘을 감싼 채 이천후의 머리를 향해 내려쳤다. 동시에 그의 주위에서 일곱 개의 유성이 이천후를 향해 낙하하며 하늘을 갈랐다.
이천후는 시커먼 제곤을 들어 칼날을 막아내더니 그 거대한 별들의 낙하를 아예 등으로 받아냈다. 그러곤 황금빛이 번쩍이는 강철 주먹을 내질렀고 그 주먹은 바람을 가르며 그대로 만악 성자의 얼굴을 향해 날아갔다.
“미친놈!”
만악 성자의 동공이 수축했다. 고귀한 성자인 그가 촌놈과 목숨을 걸고 맞부딪치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결국 이를 악물고 비장의 생존 비기를 발동해 번개처럼 수십 길을 물러났다.
하지만 검은 안개가 요동치는 가운데 이천후의 몸놀림은 천둥처럼 빠르고 날카로웠고 제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