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걸 느끼지 못하는 건 당연해. 운명이란 게 얼마나 오묘한지, 대제조차도 뜻대로 할 수 없는 법이니까. 삼천 대도 가운데서도 대운술은 가장 신비로워.”
조민희가 문득 입을 열었다.
도요는 은색 자물쇠를 손끝으로 툭툭 두드렸다.
“진명쇄로 수명을 늘릴 수는 있겠지만 우리같이 아직 젊은 사람들에겐 그냥 사치품이나 다름없지. 오히려 곧 눈을 감을 것 같은 저 노회한 인물들이야말로 이걸 두고 피 터지게 싸우겠지.”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이 상고의 비보가 아무리 대단한 내력을 가졌다고 해도 지금 당장은 그저 뜨거운 감자일 뿐, 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진 않았다.
“등천로를 빠져나가면 숨어 있는 몇몇 은둔 문파에 내다 팔아보는 건 어때요?”
안연철은 허리춤에 찬 옥패를 이리저리 굴리며 말했다.
“만 년 묵은 괴물 같은 존재들이라면 틀림없이 엄청난 값을 매기겠죠.”
“그냥 우리가 갖고 있자.”
이천후가 갑자기 말을 꺼냈다. 은색 자물쇠가 그의 손바닥 위에서 흐릿한 광을 뿜었다.
이 자물쇠는 조민희나 소지한에게 줄 수 있었다. 둘 다 하늘의 시샘을 받은 천부적인 사람들이니 이 자물쇠가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그거 저한테 줘요! 저 지금 딱 목걸이 하나 모자라거든요!”
이때 십진계가 퍼덕거리며 돌연 돌상 위로 뛰어올랐다.
금홍빛 꼬리깃이 찻잔을 쓸어내리고 완두콩만 한 눈은 은색 자물쇠에 고정된 채 입가에선 침이 줄줄 흘렀다.
“우리 종족은 대대로 혈맥 저주에 시달려왔다고요! 어젯밤에도 꿈에서 제가 보신탕으로 끓여지는 걸 봤어요...”
곧바로 이천후가 닭벼슬을 움켜쥐고 그 녀석을 들어올렸다.
“꿈도 적당히 꿔. 저리 가서 놀아!”
“하늘이 알고 땅도 알아요!”
십진계가 계속해서 퍼덕이며 이번엔 갑자기 슬픈 분위기로 전환했다.
“제가 알에서 깨어난 날 십만 봉우리에 동족의 깃털이 흩날렸다고 해요...”
십진계는 자신의 종족이 이곳저곳 숨어 지내던 시절부터 시작해 먼 친척이 약재로 정련되던 이야기까지 꺼내며 엉엉 울기 시작했다. 그리고 콧물 눈물 줄줄 흘리며 하늘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