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명언이네. 벌써부터 북제의 고제 전승이 기다려져...”
공작 성녀의 눈동자가 빛을 머금었고 그녀의 등 뒤로 일곱 빛깔 깃털의 환영이 어슴푸레 떠올랐다.
“꼴깍.”
도요는 배를 쓰다듬으며 눈을 번뜩였다.
“금오 성자가 원형을 드러내면 몸 길이가 십 장이나 된다던데 그걸 푹 끓이면 국물 맛이 끝내주겠지...”
“하하하하! 고제의 전승은 우리가 반드시 손에 넣을 거고 금오를 고아낸 진한 탕도 먹게 될 거야! 오늘부로 적산이 무너지지 않는 한 우리 황촌은 끝까지 피로 맞서 싸운다!”
이천후의 온몸에서 솟아오른 전의가 하늘을 찔렀고 그는 마치 개천을 가르는 신검처럼 만 장의 운해를 갈라버렸다.
그와 동시에 만 리 떨어진 자궐루 깊은 곳에서 거대한 분노가 폭발했는데 포효가 터지며 주변 천 리의 산맥이 모두 떨렸다.
“만악 성자가 죽었다고? 지금부터 적산은 모든 계획을 중단한다! 당장 황촌을 피로 물들여! 그 쥐구멍 같은 마을을 뿌리째 뽑지 않고는 절대로 멈추지 마!”
...
밤이 내린 황촌.
달빛이 마치 비단처럼 대지를 덮었고 마을 어귀의 호수는 잔잔한 물결을 일렁이며 반짝였다. 그리고 늘어진 수양버들 가지가 밤바람에 부드럽게 흔들리고 있었다.
겉보기엔 그저 평범한 시골 마을 같지만 실은 대자연의 법칙까지 품은 공간계의 보물이었다.
외부 세계와 연결될 땐 산과 물을 품고 닫히면 자체적으로 작은 세계를 형성하며 심지어 천지의 법칙까지 탄생시킬 수 있는 경이로운 보물이었다.
지금 호숫가에는 북적이는 사람들로 열기가 가득했고 수십 개의 모닥불이 밤하늘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이천후는 새로 황촌에 합류한 주연과 다른 여인들을 일부러 불러 함께했다. 아직 서로 친하진 않지만 이 여자들 일은 잘했다. 지금도 거대한 산처럼 생긴 도철의 손질을 돕고 있었다.
털을 벗겨내는 칼날이 찬빛을 뿜었고 이 태고의 이종은 곧 큼지막한 조각들로 잘려 거대한 솥에 담겨 끓여질 참이었다.
주연과 그녀의 일행은 마치 환상 속에 들어온 기분이었다. 그녀들은 그저 작은 문파 출신으로 등천로에 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