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91장

이천후의 시선이 천천히 경산에게 향했다. 그의 눈빛은 마치 바보를 보는 듯 차가우면서도 연민조차 느껴졌다. 이건 단순히 바가지를 씌우는 수준이 아니었다. 그야말로 하늘이 뻥 뚫릴 정도로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강도보다 더한 도둑질이었다. 길에서 칼 들고 서 있는 산적도 이 정도는 아니다. 이천후는 순간 어이없음과 황당함이 겹쳐져 머릿속에서 황당한 장면 하나가 떠올랐다. ‘차라리 지금 당장 바닥에서 흙덩이 하나 파내서 경산의 손에 억지로 쥐여주고 목청껏 외쳐볼까?’ ‘형님! 이게 바로 진짜배기 혼돈 식양입니다! 천지 초창기에 남겨진 절세의 영토 조각이죠! 오늘 형님과 인연이 닿아 초특가 단돈 백만 근에 드릴게요! 손 빠른 자가 곧 주인이 되는 겁니다!’ 그런 쓸데없는 상상을 하는 것도 잠시였고 눈앞의 현실은 전혀 웃기지 않았다. 그때 경산이 다시 입을 열었다. 이천후를 향하던 공세가 살짝 틀어져 이번엔 옆에 있는 김치형을 겨냥했다. “자네, 절대 오해하지 말게. 이건 정말 수만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신목이야! 지금 이 기회를 놓치면 나중에 이 친구가 이 보물의 진가를 깨달았을 때 감격에 겨워 눈물이라도 흘리며 자네에게 고마워해 할걸세. 이건 하늘이 내린 기연이라고!” 하지만 김치형은 고개를 살짝 들며 짧고 단호하게 대답했다. “그럴 필요 없습니다. 전 그걸 쓸 일이 없어서요.” 그의 반응은 말 그대로 벽에 부딪힌 느낌이었다. 경산은 얼굴이 굳어졌지만 이내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 시선을 다시 이천후에게 돌렸다. “에이, 내가 또 한번 양보할게. 자, 백오십만 근만 줘! 이런 가격을 바깥에 내놨다간 다들 달려들어 난리날 거야! 그러니까 절대 놓치지 마!” 그러자 이천후가 여유로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응수했다. “아이고, 형님. 이래서 제가 형님을 존경한다니까요! 이렇게 귀한 보물을 감히 저 같은 미천한 후배에게 주시겠다니. 이건 뭐, 눈물 나게 감동적입니다!” 그는 능청스럽게 한층 진지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이 보물은 보통 게 아니죠. 광택, 문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