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05장

그 아슬아슬한 순간 이천후의 옆에서 한 목소리가 울렸다. “이천후, 조심해. 이건 보통 법지가 아니야. 기운이 너무 무서워.” 조민희가 앞으로 한 걸음 나섰다. 그녀의 전신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기운이 피어오르며 뒤틀린 시공의 난류 속에서 불가능해 보이던 작은 안정 구역을 억지로 열어냈다. “만약 버티기 힘들면 억지로 맞서지 마. 내가 나설 거니까.” 이천후의 눈빛이 번쩍이며 서민국의 상태를 꿰뚫었다. 대요 황자는 온몸이 격렬하게 경련하고 있었고 일곱 구멍에서 선혈이 흘러내려 화려한 황자복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그는 자신보다 훨씬 높은 경지의 금기를 강제로 발동시키며 몸이 이미 한계에 다다른 상태였다. ‘저건 제 힘으로 감당할 수 없는 힘이야. 필살기가 도달하기도 전에 저놈 스스로 무너질 거야.’ 이천후의 머릿속이 번쩍 트였다. 웅... 붕. 이때 서민국 머리 위에 매달려 있던 법지 파편이 갑자기 억만 줄기 황금빛 신광을 폭발적으로 쏟아냈다. 그 빛은 너무도 강렬하여 마치 태고의 신양이 이 순간 속세로 떨어진 듯했으며 치운가의 건물들은 전부 윤곽조차 사라지고 세상은 오직 눈부신 백광으로만 가득 찼다. “이천후, 형체와 영혼을 함께 소멸하라!” 서민국이 거의 광기에 가까운 포효를 터뜨리며 양손을 힘껏 내리눌렀다. 웅... 그러자 법지가 격렬하게 진동하더니 인황의 위압과 불멸의 법칙이 응결된 수많은 황금빛 고대 문자가 마치 불타는 별처럼 파편에서 쏟아져 내렸다. 그 하나하나가 만고를 꿰뚫는 무시무시한 힘을 품고 있었고 거리를 무시한 채 모든 생명 위에 군림하는 인황의 의지를 실어 단숨에 이천후 주변의 모든 공간을 뒤덮었다. ‘저 힘은 막아낼 수 없어!’ 이천후의 등줄기를 서늘한 공포가 스쳤다. 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어리석은 정면 대항의 생각도 품지 않았다. 쾅. 그는 번개 늑대 보법을 극한까지 끌어올렸고 체내의 거대한 혈기가 화산처럼 폭발하며 뼛속 깊이까지 불타올랐다. 순간 그의 전신이 허공을 가르는 희미한 잔영이 되어 황금빛이 닿지 않는 곳으로 폭발적으로 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