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김치형이 어린 비구니한테 손을 쓴 건가?”
“재환 형님이 갑자기 미쳐서 자폭한 게 저 비구니랑 관련 있는 거야?”
사람들은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표정엔 온통 혼란이 가득했고 마치 집단으로 황당한 악몽을 꾼 듯한 분위기였다.
그때 김치형의 눈빛이 서늘하게 번뜩이며 날카로운 두 자루 검처럼 서현지를 꿰뚫었다. 그의 얼굴에 놀라움이 번졌다.
“도인경이야! 감히 도인경을 펼 수 있다니.”
‘도인경’이라는 세 글자가 입 밖으로 나온 순간 마치 무시무시한 힘이 담겨 있는 듯 원래는 냉소를 띠던 서현지의 표정이 순간적으로 굳어졌다.
그 차갑던 두 눈이 처음으로 진지하게 김치형에게 초점을 맞추었는데 마치 그의 영혼 속까지 꿰뚫어 보려는 듯한 시선이었다.
그녀는 그가 어째서 이 비밀 경전을 알아본 건지 확인하려는 듯 잠시 그를 똑바로 응시했으나 곧 입술을 꾹 다문 채 침묵을 택했다.
“도... 도인경? 그게 뭔데요?”
조상민이 다급하게 물었다.
김치형의 목소리가 낮지만 단호하게 울렸다.
“도인경은 불문에서도 가장 높은 경지에 있는 무상의 비전으로 전해지길 태고 시절 삼천 대천세계의 불계를 통치하던 만불지조가 친히 창조한 경전이야. 이 경이 울려 퍼지면 신마조차 피한다고 해!”
그는 호흡을 가다듬으며 계속 설명했다.
“너희가 만계를 다스리는 황제든 천하를 교화하는 성현이든 아니면 시장의 상인이나 평범한 백성이든 일단 이 경의 불광에 사로잡히면 자신의 죄를 꿰뚫어 보게 되고 무한한 참회와 회한이 생겨 마침내 진심으로 불문에 귀의하게 돼.”
“그리고 한 번 ‘화’되면 그 마음은 만세토록 변치 않아 영원히 부처 앞에 머무는 신도가 되는 거야!”
말을 잠시 멈춘 그의 눈빛은 마치 시공을 넘어 역사의 강 속에 잠긴 아득한 광경을 보고 있는 듯했다. 그 목소리엔 감추기 힘든 떨림이 묻어났다.
“전설에 따르면 아주 먼 태고의 시절에 만불지조가 창오 대계에서 불법을 전하려 하였으나 전례 없는 저항을 받았다고 해. 그러자 불조가 입으로 도인경을 읊었는데 단 하루 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