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44장
봉무의 자태는 요염하면서도 완벽한 곡선을 그렸으나 그 안에 조금의 연약함조차 깃들어 있지 않았다. 그녀는 허공 위에 홀로 서 있었으나 마치 폭풍의 중심에 뿌리를 내린 만년 신송처럼 흔들림 없이 우뚝 서 있었다.
설령 그 앞에서 산악조차 찢어버릴 기세로 몰려오는 군진의 살기가 들이닥친다 해도 그녀의 몸은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그녀의 눈빛은 잔잔하고 깊으며 끝을 알 수 없는 성해를 품은 고요한 심연과 같아 어떤 파동도 일으키지 않았다.
그 가냘프게 보이는 몸매와 그 반대편 하늘을 가득 메운 흑압압한 군세는 극도의 대비를 이루고 있었다. 하지만 바로 그 미약해 보이는 한 사람이 넘을 수 없는 하늘의 천험이 되어 있었다.
대요 황실이 이끌고 온 살기등등한 대군조차 감히 반걸음도 넘어서지 못했다. 보이지 않는 기세가 그녀를 중심으로 퍼져나가며 끝없는 살기 속에서 오히려 한 조각의 고요하고 신성한 영역을 억지로 열어젖혔다.
풍화절대, 패웅을 굽어보다. 영웅호걸, 기운은 산하를 삼키도다.
그처럼 세상을 뒤흔드는 대치 장면은 이미 비선성과 그 주변에 도사린 무수한 강대한 세력의 이목을 단단히 사로잡고 있었다.
멀리 산악 위에서, 구름 꼭대기에서, 심지어 허공의 틈새마다에서도 은밀하거나 대범한 기운을 두른 수많은 존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어떤 이는 성자의 위격을 지닌 채 먼 곳에서 바라보고 어떤 이는 고대 혈통의 천교가 불타는 눈빛으로 노려보며 또 어떤 이는 상회의 거상이 은밀히 계산을 굴리고 있었다. 모두의 관심과 시선이 이 충돌에 완전히 붙들려 있었다.
한쪽은 서부 요역을 지배하는 고대의 거두 만악산, 다른 한쪽은 황조 대요의 황실. 권세가 하늘을 찌르는 세 황자가 직접 군세를 이끌고 왔으니 혈룡위와 십황 신위를 비롯해 수백 정예가 진을 치고 그 기세는 천지에 가득했다.
이런 격돌은 가히 근래 비선성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절정의 대치라 할 만했다. 공기 중에 흐르는 화약 냄새는 이미 하늘마저 태워버릴 만큼 진득하고도 뜨거웠다.
허공 속에서는 무수한 신념이 서로 뒤엉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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