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담 성녀님, 힌트라도 좀 줘요. 성수님의 존함은 어떻게 돼요? 성품은 어떠하시고 혹시 피해야 할 금기는 뭐 없을까요? 제가 곧 마주하게 될 텐데 뭘 조심해야 하죠? 목소리는 얼마나 높여야 할까요? 혹시라도 예물 하나쯤 챙겨야 하는 거 아니에요? 빈손으로 가면 예의 없는 거 아니에요?”
이천후가 말을 늘어놓자 민예담의 이마에 파르르 푸른 핏줄이 불거졌다. 그녀는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못한 채 매서운 눈빛으로 그를 흘겨보았다.
“입 좀 다물어요! 도대체 질문을 몇 개나 하는 거예요! 지금부터는 묵언수행 하면서 제 뒤를 조용히 따라오기만 해요. 성수님을 만나면 모든 게 저절로 드러날 테니까요. 한 마디라도 더 떠들면 당장 천후 님을 중궁 밖으로 내던질 거예요!”
말을 마친 그녀는 더는 이천후를 상관하지 않았다. 가볍고 단아한 걸음 속에도 은근한 불쾌가 배어 있는 채 앞쪽으로 우뚝 솟아 태고의 신산 같은 장대한 궁전으로 향해 나아갔는데 그곳은 도운이 구름처럼 소용돌이치며 압도적인 위엄을 풍기고 있었다.
이천후는 민예담의 일갈에 말문이 막혀 머쓱하게 코를 문질렀다. 그러나 눈길은 저도 모르게 앞서가는 그녀의 청아한 뒷모습에 붙들리고 말았다.
선무가 자욱이 깔린 길목에서 민예담의 우아하고 완벽한 자태가 연꽃처럼 흘러가고 있었다. 가볍게 옮기는 발걸음마다 흔들리는 자태는 마치 달빛 속에서 서서히 꽃잎을 열어가는 구천의 신련 같았다.
소박한 구름 무늬의 치마가 그녀의 굴곡진 곡선을 완벽하게 드러냈다. 손에 잡힐 듯 가는 허리, 둥글게 솟아오른 고운 자태, 그리고 치맛자락 사이로 아스라이 드러나는 곧고 긴 옥색 다리.
그녀 전체가 은은한 신광 속에 잠겨 자태는 무궁하고 풍채는 절세라 해도 부족함이 없었다.
이천후의 시선은 철석같이 붙잡혀 그 곡선이 빚어내는 기묘한 율동 위를 떠돌며 속으로 절로 탄식을 흘렸다.
‘신조차 이 여인에게만큼은 편애를 했구나.’
민예담의 몸매가 궁전의 붉은 거대한 문짝 그림자 속으로 사라지려는 찰나에서야 이천후는 퍼뜩 정신을 차렸고 스스로 정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