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사람 쫓아다닌 적 없는 기태준은 유도경의 시선을 받으며 함부로 말할 수 없었다.
“너도 알잖아. 한 여자를 뺏어오는 게 쉽지 않다는 거. 몸만 데려오면 되는 게 아니라 가장 중요한 건 그 여자의 마음도 뺏어와야 하는 거야. 그 여자의 마음이 너한테 있어야만 그 여자가 온전히 네 것이 되는 거지. 여심을 사로잡는 게 가장 중요한 거야.”
그는 무릎을 ‘탁’ 치면서 말했다.
“네가 처음부터 잘못 생각해서 유하연이 다른 사람이랑 도망간 거야.”
이 말에 유도경은 눈빛이 달라지더니 기태준의 멱살을 잡으면서 말했다.
“어떻게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는데?”
“나한테 물어봤자 소용없어. 가장 중요한 건 네 자신에게 묻는 거야.”
기태준이 두 손 들며 큰 소리로 말했다.
“너야말로 유하연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잖아. 난 잘 몰라. 그만하고. 이제 날 놔줘도 되지 않을까? 이 셔츠도 오늘 맞춘 거란 말이야. 아직 멋 부리지도 못했는데 이러다 옷 찢어지겠어.”
유도경은 그를 놓아주고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의자에 앉았다.
...
“체험 학습?”
연정이 이 말을 꺼내자 서류를 보고 있던 유하연이 고개를 들었다.
연정은 소파 의자에 앉아 두 다리를 흔들며 유하연을 향해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선생님께서 생활을 체험해 보라고 하셨어요. 월요일에 등원하면 다른 친구들이랑 자기 경험을 공유하라면서요.”
“잠깐만.”
연정과 관련된 일이라면 유하연은 최대한 참여하려 했다. 그녀는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미룬 적이 없었다.
유하연은 연정이 말한 체험 학습을 검색해보았다. 체험 학습 현장은 사원 축제나 벼룩시장 같은 여러 가지 행사가 자주 열리는 공원이었고, 관광객들도 직접 참여할 수 있었다.
“연정이는 어떤 걸 체험하고 싶은데?”
상황을 파악한 유하연은 자신의 일정을 한 번 훑어보고 곧바로 결정을 내렸다.
“이번 주 토요일에 엄마랑 같이 가.”
“물건을 팔고 싶어요.”
연정은 무언가 계획이 있어 보였지만 얼굴을 찌푸리고 있었다.
“뭘 팔아야 할지 모르겠어요.”
‘다른 애들은 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