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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5화

유하연도 에릭의 시선을 따라 부정빈을 바라보며 의문스러움에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왜... 왜 나를 그렇게 보는 거야!” 부정빈은 펄쩍 뛰며 손가락으로 에릭을 가리켰다. “무슨 뜻이야? 설마 나한테 뒤집어씌우려는 건 아니겠지! 나 정말 그 물건이 어디 있는지 몰라. 그러니까 괜한 사람 잡으려고 하지 말고 솔직히 털어놔! 뭐야, 그 눈빛은...” 에릭의 시선이 자신을 향하자 부정빈은 발을 동동 구르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폭풍의 눈’은 부씨 가문에 있소.” 에릭이 담담히 말했다. “조금 전 유 대표에게도 그 사실을 알려줬지. 그 물건을 경매에서 낙찰받았을 당시, 부씨 가문에 은혜를 입은 적이 있었소. 순간의 충동으로 부씨 가문에 넘겨줬지. 그 이후로는 수십 년 동안 본 적도 없소.” 거짓말하는 것 같지 않은 에릭의 표정에 유하연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는 ‘폭풍의 눈’이 부씨 가문과 얽혀있을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나... 나는 정말 몰랐어!” 부정빈 역시 멍해져 머리를 마구 헝클어뜨리며 괴로워했다. “알았다면 진작 너한테 줬지. 집안에서도 그런 얘기를 한 번도 들어본 적 없어.” “아마 부씨 가문 사람들은 그 물건이 ‘폭풍의 눈’이라는 사실조차 모를 걸세. 당시 나는 그 물건을 부씨 가문의 노부인한테 드렸네. 이후 어떻게 되었는지 나도 알지 못하네.” 그래서 에릭은 가짜를 내세워 경매할 생각을 했던 것이다. 사람들은 모두 진품이 그의 손에 있다고 믿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내가 집에 가서 물어볼게. 엄마라면 아실 거야. 십 년 전 할머니께서 돌아가신 뒤로 집안일은 전부 엄마가 맡아 오셨으니까.” “수고 좀 해줘.” 그녀의 시선이 다시 에릭을 향하자 에릭은 양손을 번쩍 들며 잔뜩 겁먹은 얼굴로 입을 열었다. “이제 이 나이에 뭘 할 수 있겠소? 말할 건 다 말했잖소. 제발 놔주시오! 당장 고국으로 돌아가 다시는 이 땅 밟지 않겠소.” 그는 진심으로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었다. “에릭 씨 말이 사실이라는 걸 확인하기 전까진 어디도 못 갑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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