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54화

“의도가 뭔데?” 솔직히 말해서 유도경은 유하연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유하연이 곧바로 관심을 보이며 미간을 찌푸리더니 물었다. “설마 더 이상 숨기지 않고 사생아를 공개하겠다는 거야?” 비록 유도경과 유동민이 티를 낸 적은 없지만 그동안 두 사람 사이에는 소리 없는 전쟁이 잦았다. 조금이라도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부자간의 감정이 이미 파탄 났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유도경이 여전히 유동민의 유일한 아들이라는 점에서 외부인들은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았다. 만약 유동민이 백승준을 공개해버린다면 아마 유동민과 유도경을 한배에 탄 사람으로 여기지 않을 것이다. 유도경한테는 아무 상관도 없었다. 지금 도운 그룹은 절정에 달해 있었고, 그가 얼마나 많은 재산을 가졌는지는 아무도 몰랐다. 하지만 유동민은 달랐다. ‘부자는 망해도 삼 년 먹을 것이 있다’라고 유안 그룹에서 쫓겨난 그는 아직 무너지지 않았다. 이 시점에 사생아를 공개한다는 것은 유도경과 등을 들리겠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래서 무조건 큰 움직임이 있을 것이 뻔했다. 유하연이 어찌 이 좋은 구경거리를 놓칠 수 있겠는가. 그녀의 말에 유도경은 표정 변화 하나 없이 태연하게 고개만 끄덕였다. 그는 팔짱을 낀 채 여유롭게 유하연을 바라보았다. “유 대표도 구경하러 올 건가?” “유 대표님께서 진심으로 초대하셨는데 제가 어찌 거절할 수 있겠습니까. 그건 너무 무례한 짓이잖아요.” 유하연은 단번에 태도를 바꾸더니 웃으면서 말했다. “가야지. 무조건 가야지. 나랑 파트너 자리를 뺏는 사람이 있으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 오직 그녀만이 유도경의 유일무이하고 대체 불가능한 파트너였다. 수천 그룹은 경진 시 회사도 아니었고, 더군다나 대형 그룹에도 속하지 못했기에 이 모임의 초대장을 받을 수 없었다. 그래서 자연스레 유도경 파트너의 신분으로 참석할 수밖에 없었다. 유하연의 반응에 유도경은 전혀 놀랍지 않았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유하연을 데리고 밖으로 향했다. “약속했으니 내가 직접 드레스를 준비해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