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69화

오히려 마치... 뒤에 무슨 고수가 지시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 생각에 유하연은 약간 머리가 지끈거렸다. “만약 유채린이 지금까지도 아무런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면 우리가 계속 조사해도 언제 단서를 다시 찾을 수 있을지 몰라.” 이렇게 긴 시간 동안 황정숙의 딸이 진짜 그 사람들 손에 있었다면 과연 그 사람들이 이토록 오래 잡아두었겠는가? 아마도 이용 가치가 없어졌거나 노출될 우려가 있다고 생각해서 아예 처리했을 수도 있었다. 유하연의 뜻을 알아챈 곽하린은 당장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그냥 잡아서 물어보면 될 거 아니야.” 바로 이때, 유도경이 밖에서 걸어들어왔다. 그는 이곳을 마치 자기 집처럼 드나들었다. 누구한테 알릴 필요도 없거니와 누구한테 알릴 기회도 주지 않았다. 유도경을 보자마자 곽하린은 눈치껏 한쪽으로 물러났다. “무슨 뜻이야?” 유하연이 묻자 유도경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유채린이 지금 내 손에 있거든.” “저번에...” 유하연의 표정은 일그러지고 말았다. ‘저번에 윤재 씨랑 함께 데려갔는데 왜 또 오빠 손에 있다는 거지?’ 심지어 유채린을 미행하라고 시킨 부하도 아직 보고하기 전이었다. 유도경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이제 막 체포했어. 걔가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리고 도망가려고 하더라고. 그런데 태하가 우리 손에 있어서 도망칠 수 없어. 네 부하가 800년을 더 찾아도 찾지 못할걸?” 유하연이 멈칫하고 있을 때, 마침 휴대폰이 울렸다. “대표님, 유채린이 도망갔어요. 저희도 완전히 속았어요. 저희를 다른 곳으로 유인하고 출국하려는 모양이에요...” 유하연은 표정이 어두워지고 말았다. 유채린이 외국으로 도망치려 한다면 그녀와 관련된 단서가 완전히 끊길 수도 있었다. 유하연은 전화를 끊고 유도경을 바라보았고, 유도경은 그녀를 데리고 유채린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고현우가 나와서 말했다. “대표님, 입을 꾹 다물고 있습니다.” 물론 유채린의 신분을 고려하여 유도경의 허락 없이 과격한 수단을 쓰지 못했던 까닭도 있었다. “태하를 데려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