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을 준비하면 되죠.”
고민에 빠진 유하연의 모습을 보자 연정이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냈다.
“선물을 보내드리면 감사의 인사도 전할 수 있고 굳이 만날 필요도 없잖아요. 그러면 걱정거리도 사라지는 거잖아요.”
말할수록 연정은 참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유하연도 듣고서 깊이 공감했다.
“역시 우리 연정이 똑똑해.”
유하연은 연정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칭찬했다.
“그렇게 하는 게 좋겠어. 우리 연정이 엄마의 걱정을 하나 해결해줬네.”
연정이 가슴을 쭉 펴며 아주 뿌듯해했다.
“저는 엄마 딸이니까요.”
유하연은 연정의 기대 어린 눈빛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연정이는 엄마가 가장 사랑하는 딸이야.”
생각이 정리되자 유하연은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날 오후, 커프스단추 한 쌍이 유도경의 손에 도착했다.
커프스단추 박스 안에는 유하연이 특별히 준비한 쪽지 하나가 있었다.
[이건 그냥 감사의 표시일 뿐이야. 오해하지 말았으면 좋겠어.]
일부러 오해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강조하려고 더 굵게 표시하기도 했다. 이로써 유도경이 오해할까 봐 얼마나 두려워하는지 알 수 있었다.
이 감사의 선물을 보자마자 유도경은 화가 나서 웃음이 나왔다.
“지금 나랑 선을 긋고 싶은 건가?”
유도경은 참지 못하고 콧방귀를 뀌었다.
“정말 양심도 없네.”
이 감사의 선물은 차라리 안 주는 것보다 못했다. 유도경은 받고도 전혀 기쁘지 않았다.
옆에 있던 문상훈이 유도경에게 물었다.
“그러면 다시 돌려보낼까요?”
유도경은 뭔가 불쾌해 보였다.
그의 눈빛은 마치 비수처럼 날아와 문상훈의 이마에 내리꽂히는 것 같았다.
순간 그의 뜻을 알아챈 문상훈은 재빨리 핑계를 대고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제가 괜한 말을 했나 봐요.”
유도경의 진심을 알아채지 못한 그는 너무 어리석었다는 느낌에 자기 뺨을 때리고 싶었다.
사무실 안. 유도경은 ‘마지못해’ 원래 착용하고 있던 커프스단추를 쓰레기통에 버렸다. 몇억 원이 넘는 물건을 버리고 싶은 대로 버리고는 유하연이 선물한 검은색 커프스단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