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5화

이 여자아이는 바로 전에 김성호가 찾았다고 말한 사람이었다. ‘성호 오빠는 아직 상대를 만날 준비가 안 된 상태인데 왜 갑자기 저 사람이 먼저 나타난 거지?’ 김성호는 유하연의 뜻을 단번에 알아차리고 약간 당황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다혜 씨가 마침 우리 회사에 면접 보러 왔었어. 너도 알다시피 경영지원팀에 직원이 한 명 부족하잖아. 너한테 말하려고 했는데 시간이 없었어.” ‘그랬구나...’ 유하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김성호가 아직 찾아가지도 않았는데 여다혜가 먼저 다가왔다. “지금은 또 무슨 상황인데?” 방금 여다혜의 말을 듣고 그녀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상황인 걸 눈치챈 유하연은 여다혜와 심윤재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다혜 씨를 희롱하고 있더라고.” 김성호는 벌컥 화를 내며 심윤재를 노려보았다. “이 뻔뻔한 자식, 고자로 만들어버릴 거야.” 여다혜는 마치 엄청난 억울함을 당한 듯 방어 자세를 취하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심윤재가 여다혜를 울렸다고 했으면 믿었을지 몰라도 심윤재에 대해 아는 바로는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유하연은 그래도 심윤재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흥분하지 마.” 김성호가 화내는 모습을 보자 유하연도 괜히 화가 났다. ‘어떻게 이렇게 생각이 짧을 수가 있을까.’ 유하연은 아예 김성호를 발로 차버리고 여다혜에게 물었다. “윤재가 어떻게 희롱하던가요?” “그게...” 여다혜는 눈시울이 붉어진 채 말을 꺼내기 힘든 듯 입술을 깨물었다. “서로 아는 사이라 제 말을 믿지 않는 거예요? 그러면 제가 무슨 말을 해도 믿지 않겠네요.” 여다혜는 눈물을 흘리더니 얼굴을 감싸 쥔 채 흐느끼기 시작했다. 그녀의 이런 모습에 유하연은 어이가 없었다. 이런 여유 짓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다혜 씨, 울지 마요. 제가 복수해줄게요.” 여다혜가 우는 모습을 본 김성호는 어찌할 바를 몰라 했지만 그래도 상대를 달래보려고 애썼다. “하연이도 다혜 씨를 믿지 않는 게 아니라 그냥 사실을 확인하고 싶을 뿐이에요.” 유하연은 그제야 비로소 위안을 얻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