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0화

유하연은 그가 망설이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 중요한 문제는 아니었다. 김성호가 여다혜와 정말 감정 쌓길 바라는 건 아니었기 때문이다. “뭐가 그런데야.” 유하연은 김성호의 말을 끊으면서 말했다. “아까는 자기가 쓰레기라고 하더니 이제는 조금도 반성을 안 하는 거야? 얼른 다혜 씨 불러내.” 이렇게까지 말했는데 김성호는 더는 거절할 수 없어 알겠다고 했다. “쯧.” 유하연은 전화를 끊자마자 혀를 찼다. ‘누가 보면 내가 190cm짜리 남자를 괴롭히는 줄 알겠네.’ 고개를 든 순간, 까만 눈동자와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왜 아직도 여기 있는 거야.” 유도경이 아직 가까이 있는 걸 보고 유하연은 아예 손으로 그의 얼굴을 밀어냈다. “내 부탁도 들어주지 않을 거면서 꺼지라고.” “안 되는 건 아니야.” 유도경은 유하연을 벽에 밀치고 전혀 물러날 생각이 없어 보였다. 오히려 더 가까이 갈 뿐이다. 그의 이런 모습에 유하연은 경계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어쨌든 정유림과 약속했기에 그의 접근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얼굴은 시무룩한 것이 입술도 삐죽 내밀고 있었다. “뭐 하려는 건데?” “그런 표정 짓지 마. 너한테는 확실히 이득이 되는 거래일 거니까.” 유도경은 피식 웃으면서 손가락으로 유하연의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렸다. “마침 나도 휴가 가고 싶었던 참이었는데 나도 데려가면 안 돼?” “출근은 하지 않고 휴가는 무슨 휴가야.” 유하연은 답답하기만 했다. “게다가 정말 휴가 가는 것도 아니란 말이야.” 유하연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이를 갈면서 말했다. “오빠도 알다시피 몽고반점을 확인하려는 거잖아.” 유도경이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했다. “어쨌든 삼각지대에서 돌아온 사람이야. 여다혜이건 아니건 완전히 여다혜가 된 것만 봐도 단순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잖아. 우리가 테스트해보려는 걸 모를 거로 생각해?” 유하연은 멈칫하더니 이내 미간을 찌푸리면서 잠시 생각에 잠겼다. 비록 목적이 휴가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시간을 내서 바닷가에 가는 것만큼 연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