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3화

유도경은 가볍게 웃은 뒤,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유하연은 의자에서 일어나려 했지만, 방금까지 눌려 있던 다리가 풀리지 않아 순간 힘이 빠지며 휘청거리면서 옆에 있는 테이블에 부딪힐 뻔했다. 그러나 다행히도 부딪히려는 순간, 유도경이 잽싸게 팔을 뻗어 그녀를 끌어안았다. 유하연은 자세를 바로잡자마자 밀어내려 했지만, 유도경은 오히려 그녀를 놓아주려 하지 않았다. “조금만 더 안고 있게 해줘.” 그는 유하연의 어깨에 기대며 말했다. 대부분의 얼굴을 파묻고 있는 터라 말투가 조금 어눌했고, 목소리도 평소보다 더 가라앉아 있었다. 유하연은 미간을 찌푸리며 상대방을 밀어내려고 어깨에 얹었던 손을 다시 내렸다. 그녀는 하는 수 없이 대답했다. “딱 5분 만이야. 그거 넘어가면 일 초도 연장 못 해줘.” 유하연은 유도경이 들었는지, 아닌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상대방이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으니까.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몇 번의 5분이 지났는지도 알 수 없을 무렵, 그는 마침내 몸을 일으켰다. “하연아, 너도 이제 자. 내일 출근하잖아.” 그는 속으로 계속 이 일을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 이상 그녀의 시간을 낭비하려 하지 않았다. 그 말에 유하연은 어깨를 한번 굴리며 찌뿌둥한 팔을 툭 털었다. “그래, 같이 자러 가자.” “같이 자겠다고? 내가 생각하는 그거 맞아?” 유도경이 다시 평소처럼 뻔뻔하게 웃으며 말했다. 상대방이 어느 정도 괜찮아지자, 유하연도 안심하며 대꾸했다. “아직 잠도 안 자는데 벌써 꿈꾸는 거야?” 말을 마친 뒤, 이번엔 단호하게 상대방을 밀쳐내고 방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나 방문을 열려는 순간, 뒤에서 유도경이 그녀의 팔을 붙잡았다. 유하연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손목에 힘을 주어 상대방의 압박에서 손쉽게 벗어났다. “뭐야? 나한테 힘으로 나오려는 거...” 그러나 그녀가 말을 채 맺기도 전에 유도경은 그녀의 입술을 가볍게 맞추고는 아무렇지 않게 돌아서며 손을 흔들었다. “뭐야?” 고작 뽀뽀 같지도 않은 뽀뽀 하려고 그런 거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