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끊어.”
이소현은 전화를 끊고 고진우한테로 걸어갔다.
고진우와 1미터를 사이에 두고 있는 이소현이 입을 열었다.
“여긴 어떻게 찾아온 거야?”
“하.”
고진우는 위협적인 기운을 풍기고 있었다.
“날 피해?”
이소현은 미간을 찌푸렸다.
“널 왜 피해? 고향에 내려온다고 얘기했었잖아.”
고진우는 앞으로 두 걸음 걸어왔다.
이소현은 뒤로 물러섰다.
그 행동으로 고진우는 불쾌감이 치솟았다.
“고향에 갔다 온다고 했었지 다신 돌아오지 않는다고 안 했어.”
고진우는 훤칠한 키로 그녀에게 위압감을 주고 있었다.
“언제까지 고집부릴 거야?”
이소현은 짜증스레 혀를 차고는 화가 잔뜩 나 있는 고진우의 시선을 마주하며 무덤덤한 태도를 보였다.
“그런 적 없어. 고진우, 우린 헤어졌어. 앞으로 다시는 찾아오지 마.”
“헤어지다니?”
고진우는 썩소를 지었다.
“꿈 깨! 헤어지자는 말은 나만 할 수 있어.”
“고진우, 너 미친 거 아니야? 사랑하는 사람이 주하영이라며? 그 여자 찾아가면 되지 왜 자꾸 나한테 집착하는 건데?”
눈썹을 치켜올리고 있는 고진우는 표정이 누그러졌다.
“질투하는 거야?”
자존감이 극치를 달하네!
이소현은 속으로 욕설을 내뱉었다.
고진우가 말을 이었다.
“주하영하고는 평범한 친구 사이야. 그만 좀 오해해.”
이소현은 비아냥거렸다.
“한 침대를 뒹구는 친구 사이?”
고진우는 마음에 찔린 듯 눈빛이 흔들렸다.
“뭔 헛소리야?”
“주하영이 귀국한 뒤로 하룻밤 보낸 게 한두 번도 아니잖아.”
이소현은 빈정대고 있었다.
“내가 모를 줄 알았어? 그냥 귀찮기도 하고 별로 신경도 안 쓰여서 얘기하지 않았던 거야.”
그녀의 말을 듣자 고진우는 가슴 한편이 찌릿거렸다.
그는 상처를 입은 듯한 표정이었다.
“신경이 안 쓰인다고?”
“그래. 무관심이야.”
고진우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목소리를 낮추었다.
“머릿속에 온통 네 모습밖에 안 떠올라. 네가 너무 보고 싶었어. 소현아, 우리 화해하자.”
이소현은 눈빛에 증오가 서려 있었다.
고진우 이중인격인가?
방금 전까지만 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