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알겠습니다.”
저녁에 아래층에서 용도연의 택배가 왔다고 소리쳤다.
그녀는 택배를 받고 위층으로 올라가서 화장대에 사진을 올려놓았다.
자정이 되어서야 송성일이 적당히 취한 채로 돌아왔다.
그는 방으로 들어와 넥타이를 풀며 짜증스럽게 말했다.
“왜 아직도 안 자고 있어? 날 기다린 건 아니지?”
“기다렸어. 안 기다려도 잠 못 잤겠지만.”
거울을 보며 머리를 빗는 용도연의 표정은 장난기 넘쳤지만 눈빛은 차가웠다.
송성일은 얼굴을 찡그렸다.
“왜?”
용도연은 손으로 사진을 가리켰다.
“직접 봐.”
송성일은 의아한 표정으로 앞으로 다가갔다가 사진을 보고 술이 확 깼다.
“너, 날 미행했어?”
“내가 그렇게 한가해 보여? 누가 나한테 택배로 보낸 거야. 못 믿겠으면 어머님께 물어봐. 내가 택배 받는 걸 어머님이 봤으니까.”
“다른 사람이 보냈다고?”
송성일은 믿지 못했지만 쓰레기통에는 여전히 택배 봉투가 놓여 있었다.
용도연은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하고 싶은 말 없어? 난 지금 임신 중인데 넌 다른 여자를 만났잖아. 예전에 만났던 여자 맞지? 오래전에 헤어졌다고 하지 않았어?”
“네가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라 난 그냥 취한 거야.”
“술에 취하면 전 여자 친구를 만나도 돼? 이 일이 알려지면 어떻게 될지 알아?”
용도연이 다그쳐 묻자 해명하려던 송성일은 눈을 가늘게 떴다.
“용도연, 그게 무슨 말이야?”
“무슨 말이냐면... 송성일 씨 약점이 내 손에 잡혔단 말이야.”
용도연은 손에 든 사진을 흔들었다.
송성일은 화를 내며 말했다.
“너 제정신이야? 내가 네 남편인데 이걸 사실대로 말한다고 해서 너한테 좋을 게 뭐야?”
라고 말했다.
“좋을 건 없지만 지금 우리 집 상황도 피차일반이잖아. 이렇게 된 이상 하나 더 끌어들인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미쳤어? 네 집에 무슨 일이 있어도 넌 내 아내니까 난 너한테 막 대하지 않을 거야.”
송성일이 구슬리기 시작했지만 용도연은 그의 헛소리를 믿지 않았다.
송성일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용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