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마친 그는 도혜지의 손을 놓고 방유리의 사무실로 들어갔다.
방유리는 들어온 사람을 보고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무슨 일이야? 나랑은 업무 외적인 얘기는 하고 싶지 않다며?”
“너였어?”
“무슨 말이야?”
방유리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물었지만 상처받은 척하던 표정은 사라졌다.
“장 대표님 부인에게 정보 흘린 게 너지?”
“아니야.”
방유리는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
민현우는 그녀의 작은 행동에 익숙했기에 한눈에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혜지 씨는 그저 평범한 직원일 뿐인데 왜 그렇게 괴롭히는 거야?”
“그 여자와 무슨 사이길래 나한테 이래라저래라야? 왜? 벌써 다른 여자가 좋아졌어? 참 쉽게도 좋아하네.”
방유리는 민현우를 비꼬듯이 바라보았다.
민현우는 분노를 억누르며 말했다.
“내가 널 좋아할 때 넌 나를 어떻게 대했어? 지금 난 그저 우리 둘 다 원래대로 돌아가자고 하는 것뿐인데 넌 왜 이러는 거야? 설마 날 사랑하게 된 건 아니겠지? 하지만 헛된 꿈을 꾸지 말라고 했던 건 너였잖아.”
“맞아. 헛된 꿈 꾸지 마. 난 널 좋아하지 않아.”
방유리가 차갑게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민현우가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 것도 원치 않았다.
그녀도 스스로 이기적이라는 것을 인정했다. 하지만 좋아했으면 계속 좋아해 줘야 하는 거 아닌가?
분명 민현우가 먼저 좋아한다고 하지 않았는가.
송서림도 마찬가지였다. 분명 자신에게 호감이 있는 걸 아는데 결국 다른 여자와 결혼했다.
왜 다들 이런 식일가?
민현우는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
“사모님에게 네가 직접 오해를 푸는 게 좋을 거야.”
방유리는 놀라서 멍해졌다. 민현우가 자신에게 이런 식으로 말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
“내가 싫다면?”
“유리야, 내가 너를 위해서 해 준 거 잊었어? 난 우리 대화 내용을 넘길 거야. 증거를 보고 송 대표님이 너를 어떻게 생각할지 참 궁금해.”
“너!”
방유리는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진짜 나랑 이렇게까지 할 거야?”
“유리야, 네가 지금 이렇게 만든 거잖아.”
민현우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