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50장

강찬양이 그제야 쭈볏쭈볏 입을 열었다. “고연화 씨가 왜 누나 휴대폰 가지고 있어요?” 깨질 듯한 두통을 안고 고연화가 다시 물었다. “내가 묻잖아, 그게 언제 일이냐고.” 어쩔 바를 몰라하는 강찬양이다. 윤혜영이 절대 고연화한텐 말하지 말라고 경고를 했었는데......” “아 그게 형이 숙제하라고 해서요! 먼저 끊을게요!” 툭 끊긴 연락에 고연화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어쩜 바람 잘 날이 하루도 없을까. 육호중은 허태윤 외조카랑 엮이더니 혜영이는 이제 강씨 집안 사람이랑...... 어째 갈수록 배배 꼬이기만 하지! ...... 이튿날 아침, 고연화는 아침 시간에 맞춰 평소처럼 아이를 데리고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어제 숟가락 잡는 법을 익힌 아이는 이젠 고연화가 먹여주지 않아도 혼자서 척척 밥을 먹을 수 있었다. 고연화가 죽을 마시고 있을 때, 늘상 쌀쌀맞던 허성대가 웬 일인지 관심 섞인 말투로 말했다. “연화 너! 죽만 먹지 말고 고기도 많이 먹어! 그래야 단백질 보충도 하지!” 고연화가 예의를 갖춰 싱긋 웃어보였다. 전혀 감동이 밀려오지 않았다, 이 집안 사람들이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는 결국 다 배 속의 아이를 위해서 일테니까! 아침 식사가 끝나고 허윤진이 아이와 놀아주러 가자 고연화는 할머니를 찾아갔다. 허성대는 곧방 서재로 향했기에 방엔 할머니 혼자만 계신 상태다. 노크를 한 뒤 부름을 받고 들어가자 할머니는 돋보기를 걸고 재봉틀 앞에 앉아 태어날 아기를 위한 옷을 손수 만들고 있었다. 고연화를 본 할머니가 다정하게 웃음지으며 말했다. “연화야, 마침 잘 왔어. 할머니가 만든 옷인데 어때? 귀엽지 않니?” 고연화가 담담하게 미소를 지었다. “네 귀여워요! 그래도 옷 같은 건 직접 사면 돼요. 할머니 이렇게 고생하실 필요도 없으시고요.” 할머니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유 고생은 무슨! 할머니는 세상에 나올 우리 보배가 손수 만든 옷 입어주는 걸 생각하면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좋은데! 파는 옷들이 어떻게 직접 만든 옷을 따라오겠어!” 그럼에도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