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55장

전혀 믿을 생각 없다는 듯 경호원이 미간을 찌푸렸다. “그렇다면 저희가 직접 확인하겠습니다!” 육호중이 차가워진 표정으로 콧방귀를 뀌었다. “확인을 해? 당신들이 감히 뭔데?” 상황이 상황인지라 경호원도 결코 물러서지 않았다. “무례를 범한다는 건 압니다만 저희 사모님 보내주지도 않으시고 확인도 못하게 하시면 저희도 여기서 못 물러 납니다.” 육호중이 실눈을 가느다랗게 떴다. “확인했는데 그쪽 사모님이 아니면 어쩔 생각입니까?” 고연화가 육호중의 차에 있다고 확신을 하고 있던 경호원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말했다. “사모님 안 계시면 저희가 정중히 사과드리겠습니다!” “그럼 어디 확인해 봐요들!” 동의를 얻은 경호원들이 차문 네 개를 동시에 열어제꼈다. 역시나 사모님과 똑같은 옷차림을 한 여자가 육호중의 곁에 앉아있었다. 경호원들이 너도 나도 얼빠진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 여자가 사모님이 아닌 어제 육호중과 함께 손님으로 온 윤혜영이었던 거다...... 벤에 고연화는 없었다. 왜 하필 아가씨도 사모님과 똑같은 옷차림을 하고 있을까? 분명 찝찝한 구석이 있다! 머리를 굴리던 경호원이 입을 열었다. “선생님, 죄송하지만 트렁크 좀 열어 주시죠.” 육호중은 대답 대신 운전기사를 향해 턱을 까딱거렸다. 트렁크를 이 잡듯 뒤졌지만 거기엔 골프 가방을 빼고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육호중의 목소리에서도 슬슬 짜증이 묻어나왔다. “이젠 됐나? 그쪽 사모님 없으시죠?” 경호원이 다시 육호중의 앞으로 와 복잡한 표정을 하고 말했다. “선생님, 죄송하지만 저희 사모님 좀 보내 주십시오!” 포기를 모르는 경호원을 보며 육호중이 피식 웃어보였다. “그 집안 사람들은 참 재밌어! 갑자기 튀어 나와서 길 막더니 사모님 있다면서 의심하질 않나. 다 뒤져보게 내버려 뒀더니 이제 와서 사모님 내놔라? 내가 어디 가서 내놓으면 되지?” 경호원이 곁에 있던 윤혜영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그럼 아가씨께서는 왜 하필 이 곳에, 그것도 사모님과 같은 옷차림으로 오신 겁니까? 선생님, 이게 우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