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아는 이번엔 듣지 못한 눈치다.
......
방으로 돌아온 고연화는 무슨 생각을 그리 골똘히 하는지 얼굴을 한껏 찡그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강준영이 다정하게 물었다.
“왜 그래? 건너편에 있는 게 누군데?”
“소피아요.”
그 말에 움찔 놀라던 강준영은 그제야 경매가를 한없이 높게 부른 이유를 알 것만 같았다.
“하, 비열하다 비열해!”
고연화가 코웃음을 탁 쳤다.
“그 뿐이에요? 욕심이 한도 끝도 없잖아요! 어디 열배 넘게 가격을 올려!”
“걱정 마 연화야, 이따가 오빠가 주최측한테 얘기할게. 꼭 시장가 넘지 않는 선에서 부지 매입할 수 있도록.”
고연화에겐 조형중이 소피아의 아버지라는 걸 증명할 만한 증거가 없다.
어쩌면 강준영은 할 수 있을지도......
......
40분 뒤.
경매가 막을 내렸다.
강준영과 함께 책임자에게로 가려고 했지만 그는 오래 걸릴 일이라며 아이들에게 가보라고 했다.
방금 전 둘을 데리고 갔다가 시원이를 잃어버린 성훈인데 셋을 혼자 지키다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정말 큰일 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으니......
고연화 역시 마음이 놓이지 않았기에 할 수 없이 동행을 않기로 마음 먹었다.
그렇게 아이들을 데리고 차에서 얼마나 기다렸을까.
강준영이 주차장으로 내려왔다.
“어떻게 됐어요? 그쪽에서 우리 말 믿어주긴 해요?”
“상황 설명은 했는데 소피아가 진작에 가버리는 바람에 삼자대면을 할 방법이 없어졌어. 그래도 그쪽에서 사실 확인 끝나는 대로 연락 준다니까 걱정 마. 그 부지는 우리 몫이야, 가격 협상이 안 됐을 뿐이지.”
고연화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연락 기다려야죠 뭐.”
강준영이 약간은 근심스러운 표정으로 고연화를 지그시 쳐다봤다.
“아까 소피아 방 들어갔을 때 다른 사람은 못 봤어?”
고연화가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못 봤는데요! 소피아 혼자였어요.”
강준영의 한참동안의 침묵을 깨고는 말했다.
“그렇구나.”
이윽고 그는 앞에 있던 기사에게 지시를 내렸다.
“먼저 연화 데려다 줘.”
“예 도련님!”
강준영의 뜬금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