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15장
윤준협은 말없이 조용히 소피아의 연극을 지켜보더니 그제야 입을 열었다.
“아무 말도 안 했어, 그냥 기분이 별로더라.”
그동안 소피아의 단독연극을 하도 봐온 터라 이젠 한 눈에 진위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정도다.
거짓인 걸 알아도 뭘 어쩌나, 이 몸으로 할 수 있는 게 없는데.
그저 마음에도 없는 협조라도 해주는 거지.
소피아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우빈이 기분 별로였어? 이제 깨면 내가 잘 달래줘야겠다!”
윤준협은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소피아도 자연스레 화제를 전환했다.
“아 맞다 준협 씨, 아빠가 이따가 같이 저녁 드시재. 서희 이모 고생하시는 거 싫다고 벌써 식당까지 예약해 두셨어.”
윤준협이 미간에 힘을 꽉 줬다.
“안 가도 돼?”
소피아가 고개를 저었다.
“준협 씨, 오전에 마중 못 간 거 때문에 아빠 벌써 섭섭해 하시는데 가족 식사까지 안 가면 뭐라고 하실 거야! 당신 아빠한테 잘 보이지 싶은 거 아니었어?”
윤준협이 어두운 표정으로 마지 못해 대답했다.
“그래, 알겠어.”
소피아가 가까이 다가와 윤준협을 빤히 쳐다봤다.
“그러니까 준협 씨 말은 같이 가겠다는 거지? 맞지?”
“갈게. 저녁에 입을 옷 좀 꺼내줘.”
소피아가 활짝 웃었다.
“역시, 준협 씨는 나 난감하게 안 한다니까! 내가 옷 골라둘게!”
소피아는 신난 마음에 저도 모르게 언성을 높였다
윤준협이 미간을 찌푸리며 손가락을 입가에 가져갔다.
그제야 곤히 잠에 빠진 아이가 생각난 소피아가 다급히 소리를 낮췄다.
“미안, 기뻐서 그만! 다행이다, 우빈이 안 깨서! 준협 씨, 그럼 난 당신 옷 찾으러 갈게!”
윤준협은 고개를 끄덕이며 휠체어를 창가 쪽으로 돌렸다.
창 밖을 바라보는 남자가 실눈을 떴다.
그 식사 자리에 가고 싶을 리가, 애초에 가족도 아닌데 가족 식사는 무슨.
앞서 자신의 지난 날을 몰랐을 땐 그들의 말 밖엔 믿을 게 없었다.
허나 과거를 알게 된 지금, 이 모든 일의 원흉이 소피아와 토니안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들 앞에서 가족 행세를 해야만 하는 자신이 한심하고 웃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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