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송이는 이미 잠들었을텐데 굳이 깨울 필요가 없었다.
남자는 미간을 만지작대고는 서재로 돌아가 잠을 청했다.
이튿날 이른 아침.
고연화는 비몽사몽 잠에선 깨서는 세수를 하고 대충 정리만 한뒤 허태윤과 함께 차에 올랐다.
차 안에서 그녀는 고개를 꺾은 채 또다시 잠에 들어버린다.
아무튼 깨 있다 한들 아저씨랑 할 말도 없는데!
장장 두시간의 운전 끝에 그들은 승마장에 다다른다.
고연화가 차에서 내리자 마자 누군가 그녀에게 덥석 안긴다......
“외--숙--모--”
유영의 뜨거운 포옹을 받은 고연화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외숙모, 너무 오랜만이예요! 보고싶어 죽는 줄 알았잖아요!”
고연화는 어색하게 미소 지으며 말한다.
“......그러게! 오랜만이네!”
유영은 친근하게 고연화의 목을 감싸고는 완전히 목에 달릴것처럼 하고 있다......
허태윤은 철없는 유영을 내려다보며 진지하게 말한다.
“비켜, 숨 막히게 하지 말고.”
외삼촌을 무서워했던 유영은 고분고분 손을 풀고는 기분이 별로인듯 입을 삐죽거린다.
“외삼촌, 지금 나 뚱뚱하다는거예요?”
허태윤은 그녀를 바라보더니 대꾸도 안한채 또다시 물었다.
“네가 여긴 웬 일이야? 누구랑 왔어?”
유영이 대답했다.
“택이 오빠가 여기 왔다고 브이로그 찍은거 보니까 내 소중한 말 생각이 나서 같이 놀러 온거죠!”
허태윤은 미간에 팍 힘을 준다.
“너희 엄마는 아시고?”
유연은 켕기는지 외삼촌을 무시하고는 고연화를 쳐다보며 관심있게 물었다.
“외숙모 왜 이렇게 멍해보여요? 잘 못 주무셨어요?”
고연화는 고개를 끄덕인다.
“너무 일찍 깨서 그래.”
유영은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
“외삼촌도 참. 오늘 일찍 승마장 데려올거면 외숙모 잘 주무시게 해주셨어야죠!”
“......”
“......”
유영 이 애송이가 무슨 상상을 하고 있는거지?
“외숙모 가요! 저랑 승마하면 잠도 빨리 깰수 있을거예요!”
그러면서 유영은 고연화의 손을 끌고 승마장으로 달려 들어간다......
허태윤은 미간을 찡그리고 천천히 뒤따라 간다.
승마장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