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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5장

최대한 들킨 티를 내지 않으려 하지만 부자연스럽게 일그러진 표정을 숨기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할아버지, 그게......” 이때, 소유가 순간적으로 머리를 굴리더니 또다시 강현월을 변호해주며 말한다. “어르신, 고연화가 하는 헛소리는 믿지 마시죠. 방금 무대가 어떻게 고연화가 부른거겠습니까, 저 모양새가 경극 부를줄 아는 모양새로 보이시나요? 고연화는 그저 준영 오빠 회사의 평범한 일개 직원인데다 가난한 시골 마을 출신이니 경극을 접할 기회가 전혀 없었을텐데요!” 그리고 나서 소유는 또다시 고개를 홱 돌려 고연화를 노려보며 전매특허인 상대방 깎아내리기를 시전한다. “고연화 씨, 현월이가 어르신과 손님들 박수갈채 받았다고 질투해서 자기한테 공 돌리려고 하나 본데 꿈 깨요! 고작 당신 말 한마디로 과연 누가 그게 당신이라고 믿어줄까? 다른 배우들이 증명해줄거예요, 방금 무대 오른건 현월이라고!” ‘기고만장’해서 말하는 소유의 모습에 어르신도 순간 흔들렸는지 미간을 찌푸리고 묻는다. “방금 <패왕별희> 대목은 대체 둘 중 누가 불렀던거지?” 고연화와 강현월이 입을 떼기도 전에 소유가 또다시 말을 가로챈다. “어르신, 당연히 우리 현월이가 부른거죠! 인성 문제있는 고연화 말은 믿으시면 안 돼요! 준영 오빠 회사에서도 매일 일은 커녕 남자 꼬시는데만 혈안이 돼있는 사람이거든요! 전엔 현월이 남자친구인 태윤이 꼬시다가 실패하니까 이젠 준영 오빠한테 들러붙은거예요! 오늘은 또 누굴 꼬시러 여기까지 왔는지도 모르는 일이고요! 어르신, 제가 지금 배우들 다 불러올테니 방금 무대에 있던 사람이 현월이라는걸 증명해 보이겠습니다!” 이윽고 경극 배우들이 소유의 부름을 받고 이쪽으로 건너온다...... 역시나 소유가 미리 언질을 줬는지 다들 입만 열면 만장일치라고 강현월이 맞다고 ‘증언’을 해댄다. 그럼에도 고연화는 느긋하게 어깨를 으쓱거리며 웃어보인다. “그래요, 그럼 제가 거짓말했다고 치죠. 먼저 가보겠습니다.” 소유가 피식 쓴웃음을 지어보인다. 감히 고연화 따위가 현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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