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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9장

“내 나이가 몇인데, 그동안 만난 사람이 몇이고? 여자애 인성 하나 못 봐낼 정도로 무지해 보이냐? 네가 연화 인성을 의심할 자격은 있고? 내가 왜 너한테 연화 소개 안 해주는지 알아? 너한텐 연화가 너무 아까우니까!” “제가 뭐 어때서요?” 귀한 손주 녀석을 한심하게만 바라보는 어르신이다. “네 할애비인 내가 너에 대해 모를까봐! 너같은 애한테 연화 시켜줘도 넌 아껴주긴 커녕 실망만 시키겠지! 하교수 손자는 달라, 음악에 푹 빠지긴 했어도 연화 만나면 평생 행복하게 해줄거라고! 안타깝기도 하지, 그런 애가 어쩌다 허씨 가문 그 자식한테 넘어간건지!” 강준영이 입꼬리를 씰룩거린다. 허태윤을 뭐라 하시는건 지극히 찬성이지만 친손자에게까지 이렇게 혹평을 날리시는건 아니지! 하필이면 하씨 가문 동생을 소개시켜 주시려는 어르신의 모습에 지난 일들이 속속 떠오른다...... 앞서 두 세가 사이엔 계약 결혼이 약속된 상태였다. 하씨 가문 손자와 강씨 가문 손녀 말이다. 소위 말하는 그 손녀가 현월이 아닌 오래도록 실종 상태인 친동생 만월이었지만. 만월이의 실종으로 인해 계약 결혼은 무산됐고 강씨 가문에서는 현월이를 결혼 상대로 보내기로 마음 먹었었다...... 허나 누가 알았겠나, 어릴때부터 줄곧 허태윤 그 놈한테만 빠져서 허우적 대는걸 모르는 사람이 없었고 가문에서도 더이상 결혼 약속을 잡질 못했던거다. 할아버지는 성사되지 못한 두 가문 사이의 결혼에 늘 죄책감을 지니고 계셨고 올해 하교수님이 큰 병에 걸리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으셨다는 말씀을 듣고는 결혼 상대 찾기에 더욱 박차를 가하셨던거다...... 까다롭기로 소문나신데다 손녀인 현월이에겐 무뚝뚝하시던 할아버지가 고연화는 단번에 마음에 들어하신데다 하씨 가문에 소개까지 시켜주신다? 그나저나 평생 가도 보기 힘든 허태윤의 울그락 불그락하는 모습은 제법 깨고소하다. ...... 한편 그 시각, 마당 밖 차량 안...... “왜요? 후회되나 보네?” 허태윤이 고연화에게 물을 건네주며 묻는다. “엥? 뭘 후회해요?” 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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