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47장

애교 섞인 유영의 모습에 망설이던 고연화가 결국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같이 가자.” 유영이 입이 귀에 걸려서 웨친다. “역시 숙모 최고! 헤헤!” 오붓한 둘만의 시간에 눈치없이 끼어든 유영이 못마땅한지 허태윤이 영 표정이 말이 아니다. “나한테만 사주기로 한거 아니었어요?” “겨우 한 사람 더 추가된건데 쪼잔하게 굴지 마요 아저씨!” 유영이 두 사람 사이로 고개를 쏙 내밀고 맞장구를 쳤다. “그러니까! 삼촌, 나 삼촌 친조카야! 밥도 같이 못 먹게 해!” 허태윤이 그런 유영을 흘겨보며 말했다. “밥 먹을거면 똑바로 앉아!” 그 말에 유영이 순순히 뒷좌석에 자리 잡았고 차는 드디어 빌딩 앞을 떠나갔다. ...... 문리버 레스토랑. 고연화는 추천메뉴 몇가지를 주문한 뒤 유영에게 메뉴판을 건네줬고 유영은 야무지게 메뉴 선택을 마쳤다. 이윽고 곁에 있는 허태윤에게 다시 메뉴판을 건네준다. “아저씨, 뭐 먹을래요?” 허태윤이 메뉴판을 받아쥐지 않고 콧방귀를 뀐다. “내가 시킬게 남았나 뭐.” 삐친것 같은 모습에 고연화가 입꼬리를 들썩인다. “아저씨, 오늘의 주인공은 아저씨라고요!” “그래요? 난 또 내가 전담 운전기산줄 알았네!” 그리고는 못 이기는척 메뉴판을 받아쥐고 담백한 음식 위주로 주문을 하는 허태윤이다. 방금 둘이서 맵고 짜고 기름진 음식만 시키더니, 애송이는 지금 그런건 먹으면 안 되는데. 삐친것 맞지만 그래도 애송이의 몸 걱정은 누구보다 많이 해준다. 왜 삐쳤냐고? 오는 내내, 두 사람은 하하호호 수다 삼매경에 빠지고 허태윤은 단 한번도 끼어들질 못했으니 말이다. 레스토랑에 도착해서도 고연화는 유영과 손을 잡고 들어가면서 허태윤은 거들떠 보지도 않았었다. 하! 메뉴판도 맨 마지막에 줬으면서! 고연화가 담백한 메뉴로 주문하는 허태윤의 모습과 뾰루퉁한 표정을 놓칠리가 없다. 참나, 이젠 하다하다 조카한테까지 질투야?! 고연화가 고사리같은 손으로 허태윤의 얼굴을 받쳐들고 어루만져주며 말했다. “아저씨! 운전기사라뇨! 세상에 이렇게 잘생긴 운전기사가 어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