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만져줄까?”
윤초원이 고개를 기울이며 물었다.
“응.”
육성주는 주저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만져도 돼?”
“물론이지.”
윤초원은 손을 뻗어 육성주의 머리카락 사이에 숨겨진 귀를 부드럽게 만졌다.
“보아하니 너희 둘은 계약하려고 이렇게 멋 부리고 왔으면서 왜 나한테는 한마디도 안 했어?”
윤초원은 손을 허리에 얹고 두 사람을 노려보았다.
약간 토라진 듯하면서도 장난스러운 말투였고 두 사람은 머쓱하게 고개를 숙였다.
“아이고. 이럴 줄 알았으면 나도 옷 좀 제대로 입는 건데.”
윤초원은 중얼거리며 다시 방으로 들어갔고 한참 고민한 끝에 윤초원은 가벼운 느낌의 귀여운 옷으로 갈아입었다.
털이 달린 핑크색 외투에 흰색 셔츠 주름치마와 무릎까지 오는 긴 양말을 매치했다.
머리카락은 살짝 고데기로 말아 곱슬곱슬하게 하고 귀 옆에 작은 곱슬머리를 남긴 채 반묶음으로 정리했다.
이 옷차림은 진우빈과 사진을 찍거나 육성주와 함께 있어도 잘 어울릴 듯했다.
윤초원은 따로 화장하지 않았다. 맑은 피부와 본래의 좋은 외모 덕분에 오히려 쌩얼이 더 자연스럽고 사랑스러워 보였다.
게다가 오늘은 진우빈의 손목에 자신의 모습을 문신으로 새길 예정이라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더 의미 있었다.
아침 식사를 마친 후 세 사람은 차를 타고 가로수길에 있는 성계국으로 향했다.
윤초원과 나란히 선 두 사람을 본 성계국의 짐승들은 놀라워하면서도 그다지 의외라는 표정은 짓지 않았다.
윤초원이 지난번 야크 연맹에서 육동혁을 달래며 했던 생중계를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었다.
그때 윤초원은 단지 입술을 살짝 육동혁의 입술에 닿였을 뿐인데 그 장면은 수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더군다나 육동혁은 윤초원의 보호자였기 때문에 사람들은 당연히 그가 윤초원의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진우빈 역시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결국 윤초원이 직접 모두가 보는 앞에서 육동혁의 짐승 귀와 꼬리를 만졌기 때문이다.
귀를 만지는 정도는 괜찮지만 꼬리는 수인 세계에서는 아주 친밀한 깊은 의미를 갖는 행동이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