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서희는 자신도 모르게 긴장이 되었고 화면 속에는 긴 호흡소리가 이어지더니 박지환이 잠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건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
“그녀는 저를 사랑하지 않아요. 그리고 그 사람한테 충분한 자유를 주고 싶어요.”
“저는 그 사람이 저를 떠난 후에도 아무런 걱정 없이 평온한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래요. 저는 그 사람이 박지환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대중 앞에 나타나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게다가 저도 더 이상 그 사람의 삶에 그 어떠한 부담과 압력을 안겨주고 싶지 않아요.”
말이 떨어지자 방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얼굴에는 당혹함으로 가득했다.
인터넷\상에서도 파문이 일기 시작했다.
“내가 뭘 들은 거야! 박지환이 사랑하는 여자가 있는데 그게 호진은이 아니라고?”
“대체 얼마나 훌륭한 여자길래 호진은을 이긴 거야! 한번 봤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은 삼가해 줘요. 박지환이 그 누구도 방해하는 걸 원하지 않는다잖아요.”
“왜 나는 쓸쓸한 기운이 느껴지는 거지? 박지환같이 상위층에 있는 남자라면 연인 사이에서 지배자의 위치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방금 한 말들은 너무 처량해 보였어...”
“박지환이 그 여자를 엄청나게 사랑한 봐. 그러니까 루머를 해결하려고 자기 몸을 던져 기자회견을 연 거잖아. 아니면 지금 텔레비전을 지켜보는 누군가한테 이 사실을 알리고 싶은 걸 수도 있어.”
“낭만적이고 부럽다... 박지환도 이렇게나 사랑에 푹 빠질 수가 있다니... 사랑을 다시 믿을 수 있을 것 같아!!”
“박지환의 사랑을 듬뿍 받는 여자면 엄청 행복하겠지?”
이 기자회견은 사진을 폭로한 기자와 언론 매체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는 박지환의 선포로 끝이 났다.
곧이어 화면은 뚝 그쳤고 민서희는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장 씨 아주머니가 감격에 겨워 눈물을 훔쳤다.
“사모님,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대표님 마음에 사모님이 항상 있다고요. 이번 기자회견도 대표님이 오직 사모님을 위해 주최한 거잖아요? 대표님한테는 호진은 씨가 사모님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