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언행은 모두 그들 사이의 결말을 확정 짓는 것만 같았다.
그런데 정말로 그와 헤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니 민서희는 마음이 지끈거렸다.
“그 사람...”
민서희는 고개를 쳐들고 잠시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
“박지환 씨가 나 보러 왔었어요?”
한 번이라도 된다.
중기는 답했다.
“왔었죠.”
“정말이에요?”
민서희는 눈을 번쩍이며 물었다.
“언제요? 어디에 있어요? 저는 왜... 그 사람 목소리를 들은 적 없어요?”
중기는 멈칫하다 박지환이 어젯밤 당신을 버려두고 떠났다는 말은 꺼내지 않았다.
“수술실에서 수술을 받을 때 왔다가 병실에 잠깐 머무르다 회사에 급한 일이 있는지 떠났었어요.”
“박지환 씨가... 제가 수술이 끝나고 혼수상태였을 때 병실에 왔었다고요?”
“그럼요.”
단호하게 말을 내뱉는 중기의 목소리에 힘이 실려 있었다.
“어제 수술실 앞에서 대표님이 민서희 씨 상황에 대해 여쭤보기까지 했는걸요.”
말을 하던 중기는 자신이 왜 살인범이랑 이토록 많은 걸 중얼중얼 얘기하고 있는 건지 은근 괴로워졌다.
“죽은 탁자 위에 올려놨어요. 간병인도 곧 도착할 거니까 무슨 일 있으면 그분한테 얘기하세요. 저는 이만 다른 볼일이 있어서 가봐야 돼요.”
중기가 황급히 떠나자 민서희는 침대 옆의 죽을 천천히 마시고 있었고 마음속으로 중기가 한 말들로 인해 감정이 북받쳐 올렸다.
그러니까 박지환이 아직도 날 신경 쓰고 있는 건가?
근데 왜 내가 죄가 없다는 걸 믿지 않는 거지? 민영매 때문에?
민서희는 아랫입술을 깨물며 어떻게든 기회를 잡아 박지환한테 제대로 해명해 어쩌면 다시 신뢰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고 있었다.
은서경이 사망했으니 박지환의 정신상태가 불안한 건 극히 정상이니 말이다.
그렇게 고민에 잠겨있던 사이 문이 활짝 열렸다.
민서희는 고개를 들어 눈앞에 여인의 모습이 나타나자 간병인인 줄 알고 개의치 않아 하며 죽을 계속 먹고 있었는데 갑자기 비웃는 소리가 들렸다.
“어제 민서희 씨가 수술실에 들어가 아기마저 잃을 뻔했다고 해서 제가 얼마나 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