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서희는 얼떨떨해졌고 왕씨 아주머니는 다시 그의 손으로 시선을 돌리고는 소매를 걷어 올렸다.
“여기 팔에도 잔뜩이에요. 혹시 알레르기예요?”
“네.”
박지환은 손을 빼내고 개의치 않게 말을 건넸다.
“제 방 침대 옆 첫 서랍 안에 알레르기 약이 있으니까 가져다주세요.”
“그래요. 금방 가져다드릴게요.”
발걸음이 빠른 왕씨 아주머니는 급히 위층으로 올라갔고 박지환은 두 걸음 걸어가다 뒤를 돌아봤더니 민서희가 시선을 아래로 떨군 채 미안함과 불안함이 표정에 가득해 보였다.
박지환은 손을 내밀었다.
“들어오지 않고 거기 서서 뭐 해?”
민서희는 뒷걸음질 치며 후회막심한 어조로 답했다.
“나 때문이에요. 가게에서 분명 잘 청소해 놓았으니 거기에서 알레르기가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아마도 내 손을 잡고 오느라 알레르기가 생긴 거잖아요. 내가 일찍 그걸 눈치챘어야 되는데...”
박지환은 엄지손가락으로 쉴새없이 말을 내뱉는 그녀의 입술을 눌렀다.
“네 말대로라면 먼저 네 손을 잡은 내 죄가 더 큰 거 아니야?”
민서희는 어리둥절해졌고 박지환은 시선을 돌렸다.
“작은 알레르기가 가려운 건 외에 다른 증상은 없어. 그냥 약만 먹으면 나을 수 있는 거니까 네 스스로 탓하지 말고 혼자서 감당하려 들지 마.”
아래층으로 내려온 왕씨 아주머니는 두 사람이 알콩달콩하게 붙어서 속삭이는 걸 보고 웃음을 터뜨리더니 박지환이 민서희의 손을 놓자 천천히 다가왔다.
“대표님이 가져오라던 약이에요. 물 떠올게요!”
박지환은 약병을 비틀어 열었고 민서희는 위층으로 올라가 옷을 갈아입고 목욕을 하여 강아지 털이 없도록 한 후에야 안심하고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그녀는 부엌으로 가서 왕씨 아주머니에게 말했다.
“오늘 갈아입은 옷들이 강아지 털이 많아서 세탁소에 따로 가져가서 씻어야 돼요. 지환 씨가 강아지 털 알레르기가 있거든요.”
왕씨 아주머니는 손을 닦고 연거푸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내일 그 옷들을 세탁소로 가져갈게요.”
민서희가 알겠다고 하자 왕씨 아주머니는 또 가십거리를 참지 못했다.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