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0장 예전엔 잘 웃었네요

임진은 도로 상황을 살펴보곤 휴대전화로 “좋아요” 라고 했다. 차가 멈출 때까지 눈은 계속 펑펑 내렸다. 민서희가 차 문을 열자말자 칼처럼 부는 바람으로 손이 아렸다. 세 사람은 방에 들어섰고 지리연은 숯을 들고와 임진의 방에 불을 피웠고 민서희는 이불을 가져와 임진의 잠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그녀는 눈 묻은 외투를 풀고 바삐 움직였다. 방을 둘러보던 임진은 책상 위에 액자를 집어 들자 사진 속에는 젊은 여자 두 명, 남자아이 한 명과 여자아이 한 명이 찍혀 있었다. 카메라를 향해 해맑게 브이 손짓을 하고 있는 여자아이가 눈에 확 들어왔고 옆에 서 있는 남자아이는 함축된 감정의 눈빛으로 그 여자아이를 지그시 바라봤다. 임진은 사진 속 여자아이를 쓰다듬으며 생각에 잠겼다. “임진 씨, 좀 도와주실래요? 여기 이불 귀퉁이를 좀 잡아당겨 주세요. “ 민서희는 재차 불렀다. “임진 씨?” 그제야 정신을 차린 임진은 액자를 내려놓고 이불자락을 잡아당겼고 민서희는 그의 행동이 의아했다. “무슨 일 있어요?” “아니에요.” 임진은 잠시 머뭇거리다 재차 타자했다. “열일곱여덟 살 때 사진을 봤는데 그때는 참 해맑게 잘 웃었던 거 같아서요.” “사진이요?” 민서희는 까먹었다. “무슨 사진 말씀하는 거예요?” 임진은 묘사했다. “가족사진 같아 보이던데요. 젊은 여자가 조 씨 아주머니였고 여자아이는 민서희 씨 그리고 남자아이는 아마도 양호준 씨 같아 보였어요. 그리고 다른 한 분은 아마도 어머니시죠. 민서희 씨하고 많이 닮아 보였어요.” 민서희는 어리둥절했다. 양호준의 방에 아직도 예전의 사진이 남아 있을 줄은 생각도 못 했던 그녀는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그거 어디에 있어요?” 임진은 그녀에게 건네주자 그녀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봤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으나 여전히 반짝거리고 있었다. “그때는 행복했어요.” 그녀는 마치 모이는 듯 미소를 지었다. “가정형편이 넉넉지는 않았지만 엄마가 조금만 고생하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피아노를 열심히 배워서 출세하려고 했었어요. 뒤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