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서희는 임진이 했던 말이 병상에서 같이 있어 주겠다는 말로 여겼었는데 이 뜻이었다니...
마음이 따스해짐과 동시에 걱정이 되는 그녀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다음부터는 이러면 안 돼요. 만약 오빠가 또 다치면 더 큰 일이잖아요.”
“알겠어. 다시는 안 그럴게.”
그제야 표정이 풀린 민서희가 말을 이었다.
“제가 부축해 줄게요.”
한 사람은 다리가 불편하고 한 사람은 앞이 안 보여 각자 조심하며 병실에 도착하자 등에 땀이 맺히는 듯했다.
임진은 웃음꽃이 피었다.
민서희가 물었다.
“뭐가 그렇게 재미있어요?”
“아니야.”
임진은 웃음을 참으며 타자했다.
“그냥 아까 우리가 늙어서도 이렇게 비틀거리며 서로를 부축할 것 같아서 말이야.”
이 말이 나오자 민서희는 멍해졌다.
늙어서도?
먼 미래까지 생각을 했다니... 과연 우리고 함께 늙어갈 수 있을까?
이러한 생각들에 휩싸인 민서희는 왠지 모르게 손바닥에 땀이 나고 가슴이 뜨거워졌다.
그녀는 미래를 그려본 적이 단 한번도 없었던 것이다. 인생이 하도 고생스럽고 비참해 죽음의 문턱까지 다가갔으니 말이다. 그나마 민영매를 위해서 잘 살기로 결심했지만 여전히 하루살이나 다름없었다.
그런데 임진이 늙은 후에 인생을 그려봤다니
그는 정말 함께 늙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민서희는 손이 떨렸다.
임진이 물었다.
“왜 그래?”
민서희는 고개를 떨구고 복잡한 표정을 숨겼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녀도 왜 이러는지 알 수가 없었다.
중간에 진동연이 민서희의 수술 결과가 궁금해 특별히 병실에 들렀다.
민서희가 말을 건넸다.
“글쎄요. 저도 정확한 건 모르는데 보름 정도 기다려 봐야 한다고 했어요. 붕대를 풀고 결과를 지켜봐야 한대요.”
“문제없을 거예요. 엄 의사 수술 성공률이 높다고 했으면 80퍼센트는 문제가 없는 거예요. 다만 회복하는데 시간이 좀 걸리긴 할 거고요.”
진동연이 미소를 지었다.
“근데 저도 민서희 씨가 붕대를 푼 모습이 기대되긴 하네요.”
말이 끝나자 진동연은 병상에서 경고하는 눈빛을 분명히 느껴 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