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서희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별장으로 돌아온 그녀는 찬물로 세수하고 애써 마음을 진정시켰다.
옷을 갈아입고 아래층으로 내려오니 진동연은 보이지 않았다.
아까 프로젝트 때문에 잠깐 나갔다 오겠다고 하더니 그새 나간 것 같았다.
민서희는 소파에 앉아 TV를 켰다. 비록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소리만 들어도 마음이 평온해지는 것 같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요란한 예능 프로그램 소리를 들으며 그녀는 저도 몰래 잠에 들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전해진 꽃향기에 두 눈을 번쩍 떴더니 눈앞에는 선명한 붉은색이 보였다.
“설마 꽃?”
그녀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그녀의 반응에 임진은 기분이 좋아졌다.
“응, 오다가 꽃 농장이 보여서 주인한테 허락받고 직접 들어가서 골랐어. 마음에 들어?”
“네!”
갓 따온 꽃이라 그런지 꽃집의 꽃과 달리 은은한 아침 향기를 머금고 있었다.
민서희는 비록 잘 보이지 않았지만 충분히 꽃의 신선함을 느낄 수 있어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꽃을 품에 안았다.
그러다 우연히 임진의 손과 맞닿았는데 임진은 고통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민서희는 두 눈을 크게 뜨고 물었다.
“손이 왜요?”
“별거 아니야.”
임진은 눈도 깜빡이지 않고 손을 피하며 말했다.
“손 괜찮아.”
민서희는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손에 들었던 꽃을 내려놓고 말했다.
“손 이리 줘봐요. 내가 직접 확인해야겠어요.”
임진은 가볍게 웃어 보였다.
“눈도 잘 안 보이면서 어떻게 확인해. 정말 괜찮아. 꽃 가시에 좀 긁힌 것뿐이야. 살짝 긁혔고 이미 약도 발랐어.”
“정말요?”
민서희의 안색은 순식간에 굳어졌다.
“왜 그렇게 조심성이 없어요? 구급상자 어딨어요?”
“내가 찾아볼게.”
임진은 소파 밑에서 구급상자를 찾아 소독약을 꺼냈고, 민서희는 다급히 소독약을 넘겨받았다.
비록 잘 보이지 않았지만 그녀는 의용 면봉으로 조심스럽게 그의 상처에 약을 발라주었고 임진은 애써 참았지만 저도 몰래 신음이 나왔다.
그녀는 머릿속이 복잡하고 마음이 아팠다.
“상처 많이 깊어요?”
“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