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마. 나... 설명할 수 있어. 저 자식이 먼저 날 유혹한 거야. 내가 원해서 그런 게 아니야.”
강윤서는 울며 나를 바라보며 애원했다.
“우현아, 정말 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 오늘 일은 나도 없던 일로 할게. 우리 그냥 혼인신고라도 하자. 응? 앞으로 잘살아 보자. 제발...”
예전 같았으면 그녀가 눈물 흘리는 모습만 봐도 마음이 흔들렸을 거다.
하지만 전생에 그녀와 이건우 때문에 가족까지 망가뜨린 뒤로 내 마음은 이미 돌처럼 차가워졌다.
누구에게도 특히 강윤서에게는 절대 다시는 마음 약해질 일 없다.
나는 망설임 없이 딱 잘라 말했다.
“안 돼. 너랑은 완전히 끝났어.”
내 차가운 눈빛에 강윤서의 어깨가 떨렸고 그녀는 두 손을 들고 간절하게 맹세했다.
“다시는 이건우랑 연락 안 할게. 나 이제 오직 너랑만 있을 거야. 제발 부탁이야...”
결혼식장은 이미 난장판이었고 그녀의 머릿속은 새하얗게 비어 있었다.
그녀는 단지 내가 그녀를 용서하지 않으면 그녀의 인생이 끝난다는 걸 본능적으로 느낄 뿐이었다.
“하... 혼인신고? 어떻게 그렇게 뻔뻔할 수가 있지?”
나는 너무 어이없어 웃음이 나왔다.
결혼식장에서 딴 남자랑 그런 짓을 해놓고 그걸 지켜본 내 앞에서 혼인신고를 하자고 했다.
‘내가 뭐로 보여? 순진한 바보라도 되는 줄 아나?’
“꺼져.”
나는 그녀를 매몰차게 밀쳐내고 더는 말도 섞기 싫어 등을 돌렸다.
여기에 더 머무는 것조차 내 눈이 더러워질 것만 같았다.
나는 바로 병원으로 돌아왔다.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윤시원뿐이었다.
며칠 전 강윤서가 그녀 병실에 쳐들어가 난리를 친 뒤 나는 한 번도 그녀한테 찾아가지 않았다.
나 때문에 휘말린 일이었기에 사과라도 해야 했다.
문득 나는 그녀의 기록을 시스템에서 확인해 보니 최근 며칠간 감정 기복이 심해 회복 상태가 썩 좋지 않다고 적혀있었다.
나는 그녀의 주치의였으니 진료차 들른다고 해도 이상할 건 없었다.
새로운 처방전을 정리한 뒤 나는 천천히 그녀의 병실로 향했다.
윤시원은 일주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