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만리는 시중이 자신에게 불만이 있는 것 같은 눈치였지만 그래도 상냥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네, 그래요. 물어볼 게 뭔데요?”
“아가씨와 기 선생님은 전부터 알고 지냈는지 묻고 싶어서요.”
시중은 직설적으로 물었다. 소만리는 입술을 오므리고 가볍게 웃었다.
“왜 그런 생각을 했어요?”
“아, 별거 아니에요. 그냥 아가씨가 기 선생님을 바라보는 눈빛이 조금 다른 것 같아서요.”
시중의 말속엔 뼈가 있었고 그녀는 머뭇거리지 않고 계속해서 말했다.
“아가씨는 내일 겸이 도련님과 결혼하시잖아요.”
소만리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저도 알아요. 그건.”
시중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그럼 아가씨도 다른 사람한테 기회를 좀 주세요. 겸이 도련님 이외의 남자에게는 관심 두지 마시구요. 아가씨는 예쁘게 생겨서 쉽게 남자들을 설레게 할 수 있으니까요.”
시중은 돌려 말하는 법이 없었다. 과도한 솔직함에다 질투하고 있는 내색도 강하게 풍겼다.
그러나 소만리는 화를 내지 않고 엷은 미소만 지으며 말했다.
“내가 다른 남자에게 관심을 두었나요? 좀 더 분명하게 말해 보세요. 잘 알아듣지 못하겠네요.”
“이렇게 말하는데도 못 알아들어요?”
시중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소만리를 바라보다가 단도직입적으로 밝혔다.
“난 기 선생님을 매우 좋아하고 그분과 좀 더 관계가 발전되기를 바라고 있어요.”
사실 소만리는 시중이 기모진에게 첫눈에 반했다는 걸 진작 알아차렸지만 시중 앞에서는 방금 알아차린 듯한 표정을 지었다.
“당신이 기 선생님을 좋아하는군요. 그렇다면 당신에게 꼭 해야 할 말이 있어요. 기 선생님은 결혼했고 아내도 있는 남자예요.”
“아내요?”
시중은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그럴 리가요? 기 선생님에게 아내가 있다면 어떻게 겸이 도련님과 아가씨 결혼식에 데리고 오지 않았겠어요?”
“그의 부인이 아마도 결혼식에 참석할 시간이 없었나 보죠.”
소만리는 이유를 대었다. 시중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아니에요. 보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