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모진은 원래 소만리가 자신을 설득하는 것을 듣고 싶지 않았지만 소만리의 말을 듣고 있으니 어느새 점점 그녀의 말에 수긍하는 모습이 되어 가고 있었다.
소만리는 얼굴이 무거워진 남자에게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어때? 내 생각 괜찮지 않아?”
기모진은 눈앞에 있는 소만리의 아름다운 모습에 홀린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그럼 아내 말에 따를게.”
기모진의 대답에 소만리는 흡족한 듯 감미로운 미소로 화답했고 기모진의 뺨에 가볍게 키스를 했다.
기모진은 갑자기 꽃망울이 터지듯 환한 미소를 지었고 그대로 소만리를 끌어안았다.
“소만리, 우리 이제 자러 가자. 푹 자고 일어나서 성가신 일이나 처리하자고.”
“좋아.”
소만리는 순순히 그의 말에 따랐다.
일찍 잔 덕에 다음날 소만리는 개운하게 눈을 떴다.
그녀는 일어나자마자 기란군에게 아침 식사를 차려주고 아이의 가방을 확인한 뒤 기란군 옆에서 앉아 아들이 식사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기란군은 소만리의 시선이 계속 자신에게만 머물러 있자 입을 열었다.
“엄마, 왜 나만 계속 쳐다보는 거야? 내 얼굴에 뭐 묻었어?”
소만리는 환하게 웃으며 아들의 귀여운 뺨을 살짝 꼬집었다.
“기란군이 이렇게 예쁜데 뭐가 묻었겠어? 엄마는 기란군이 너무 좋아서 이렇게 쳐다만 보고 있어도 기분이 좋아.”
“아니야. 엄마가 좋아하는 사람은 아빠고 엄마는 아빠를 볼 때마다 눈에서 빛이 나.”
기란군이 반박했다.
소만리는 아들이 자신을 놀리는 것에 조금도 개의치 않고 웃으며 맞장구를 쳤다.
“맞아. 엄마는 아빠를 좋아해. 그렇지만 엄마는 기란군을 더 좋아해. 왜냐하면 기란군은 엄마의 보물이니까.”
기란군은 소만리의 말이 마음에 드는 듯 얼굴에 환한 미소를 떠올렸다.
아이가 무슨 나쁜 마음을 먹을 수 있겠는가.
아이는 단지 엄마 아빠의 소중한 존재가 되고 싶을 분이다.
기란군이 아침 식사를 마치자 소만리는 기모진을 기다리지 않고 혼자 기란군을 데리고 학교에 갔다.
학교로 가는 길도 돌아오는 길도 아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