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8화

그녀는 물을 한 잔 따른 후 안으로 들어갔다. 박지훈은 마침 의자에 앉아 포르쉐 차 키를 책상 위에 내던졌다. 성유리는 물컵을 그에게 건넸다. “차나 커피는 없고 온수뿐이에요.” 컵을 내려놓자 박지훈이 그녀의 손목을 덥석 잡았다. 갑작스러운 행동에 성유리는 가슴이 움찔거렸다.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성유리가 먼저 물었다. “왜 이러세요, 대표님?” “차를 왜 돌려보냈어?” 박지훈은 의자에 기대앉아 손을 내려놓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성유리는 그의 옆에 앉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그 차는 적어도 몇억은 할 텐데 우리 사이에 그런 차를 받는 건 적절치 않다고 봐요.” “너 차 필요하잖아!” 그는 무표정한 얼굴에 차가운 목소리로 되물었다. 조심스럽게 시선을 올리니 남자의 두 눈이 살짝 빨갛게 충혈되었다. “지금 차가 필요한 건 맞지만 스스로 사고 싶어요. 대표님께 선물 받는 게 아니라...” “단지 너 때문에 주는 거 아니야.” 박지훈은 컵을 살살 어루만졌다. “아림이 때문이기도 해.” 성유리는 흠칫 놀랐다. “네?” “곧 우기라서 차 있으면 아이 등하교가 더 편할 거잖아. 단지 너희가 고생하는 걸 원치 않았을 뿐이야.” 성유리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단지 고생하는 게 싫어서 몇억짜리 차를 사준다고? “딜러한테 정보 보내주면 알아서 등록해줄 거야.” 박지훈은 컵을 내려놓고 차 키를 그녀에게 건넸다. “다신 돌려보내지 마.” 성유리는 차 키를 내려다보며 또 한 번 거절했다. “대표님, 이건 정말 받을 수 없어요. 나중에 새 차 살게요.” 박지훈이 목소리를 내리깔았다. “그냥 타.” “아니, 그게 아니라 너무 비싼 차라서...” 박지훈은 자리에서 일어나 책상에 손을 짚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럼 어떤 차를 사고 싶은데?” “4천만 원 정도로 고려하고 있어요.” 성유리는 차 키를 돌려주려 했다. 하지만 박지훈이 그녀의 손등에 손을 얹었다. “이 차 너한테 어울려.” 성유리는 그의 손을 바라보았다. 따뜻한 온기가 서서히 전해졌다. 박지훈은 그녀의 불편함을 눈치채고 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