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4화

“박철용 할아버지가 다시 호흡 곤란이 왔어요. 지금 바로 박씨 본가로 가봐야 해서 여기는 무열 씨가 잠깐 맡아줘요. 바쁘면 문 닫아도 돼요.” “오늘 폭우라 환자가 많지 않아요. 걱정 말고 가요. 여긴 내가 맡을게요.” 짐을 챙기던 성유리는 진무열의 팔을 가볍게 치며 말했다. “그래요. 그럼 부탁할게요.” “비가 너무 많이 오니까 운전 조심해요. 안전이 제일이에요.” 고개를 끄덕인 성유리는 재빨리 차 키를 챙겨 입구로 향했다. 본가로 가는 길 폭우 탓에 잠시 차량정체가 있었다. 진은주는 계속 전화를 걸어 그녀를 재촉했다. 이렇게까지 재촉한 것은 처음이었기에 상황이 꽤 심각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핸들을 쥔 성유리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가장 가까운 길을 돌아 드디어 산 중턱의 별장에 도착했다. 비가 많이 내렸지만 우산도 펴지 못한 채 의약품 가방을 들고 급히 문으로 달려갔다. 들어가려는 순간 갑자기 누군가가 앞을 막았다. 고개를 드니 양아현과 박진우가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를 막은 것은 양아현이었다. “뭐 하는 거예요? 어서 비켜...” “할아버지가 성유리 씨 치료를 받은 후 상태가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더 악화하였어요. 더는 할아버지를 치료하게 둘 수 없어요!” 양아현의 얼굴이 극도로 어두워져 있었다. “서양의학 전문의를 불렀으니 곧 도착할 거예요.” “비키라고요! 안 들려요?” 성유리의 목소리가 한 옥타브 올라갔다. 비를 맞아 머리카락과 옷이 이미 조금 젖은 탓에 바람이 불자 오한이 느껴졌다. 옆에 서 있던 박진우도 갑자기 한마디 했다. “성유리, 아현이 말이 맞아. 할아버지께서 네 치료를 받은 후 상태가 확실히 나빠졌어. 네 의술이 부족한 거겠지...” “그러니까 더는 할아버지 치료하지 마. 우리가 초빙한 서양의학 전문의는 국내 유명한 흉부 전문가야. 그분이 할아버지를 치료할 거야.” “할아버지 지금 상태는 서양의학 치료에 적합하지 않아요. 일단 서양의학 치료를 받으면 수술을 해야 해요. 할아버지께서는 이미 연세가 많으셔서 다시 수술을 받으면 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