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9화

성유리는 박진우를 노려보았다. “이거 놓지 않으면 박 대표님 부를 거예요!” 성유리를 내려다보는 박진우의 눈에 원망스러운 빛이 점점 더 짙어졌다. 2초간 망설인 끝에 박진우는 결국 성유리를 놓아주었다. 그 순간, 주머니에서 휴대폰이 울렸다. 휴대폰을 내려다본 박진우는 전화를 받으며 큰 걸음으로 문 쪽으로 향했다. 문이 열리자 박지훈의 극도로 어두운 얼굴과 마주쳤다. 박진우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후 전화를 이어가며 재빨리 계단을 내려갔다. “바로 갈게요.” 박진우가 걸어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는 박지훈의 눈빛은 잔뜩 어두워졌다. 방금 서재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그들의 방 앞을 지나며 안에서 나는 소리를 듣고 조금 전과 같은 방법으로 그들을 방해한 것이었다. 박지훈은 재빨리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갔다. 여전히 발코니에 서 있는 성유리는 들어오는 남자를 보자 윗눈꺼풀이 가늘게 떨렸다. 성유리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박 대표님, 갑자기 들어오면 어떡해요?” 박진우는 어두운 얼굴로 그녀에게 빠르게 다가갔다. “방금 진우가 너에게 무슨 짓을 했어?” 본능적으로 침을 꿀꺽 삼킨 성유리는 약간 당황하는 듯한 시선으로 말했다. “아무 일도 없었어요.” 성유리가 고개를 숙이는 것을 본 박지훈은 그녀의 목이 머리카락과 턱에 가려져 있었지만 붉은 자국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박진우가 너에게 손을 댔어?” 낮고 위협적인 남자의 목소리에 성유리는 본능적으로 물러나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이내 박지훈은 성유리의 턱을 들어 올리며 매우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그럼 목이 왜 이렇게 빨개진 거야?” 성유리는 더 이상 이 얘기를 하고 싶지 않아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박 대표님, 밥 먹으러 가는 거 아니었어요? 배가 좀 고픈데 같이 내려가서 식사할까요?” 박지훈의 손에서 벗어난 성유리는 그의 앞을 지나 문 쪽으로 향했다. “전에 말했잖아, 누가 널 괴롭히면 나에게 말해도 된다고...” “박 대표님, 여기는 저와 박진우의 방이에요. 집안에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만약 누군가가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