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유나가 웃음을 보이자 강시후는 찌푸렸던 미간을 약간 풀고는 그녀의 입가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오현주가 널 불편하게 한 거야? 더는 엮이지 마. 내가 알아서 처리할게, 네가 외부인 때문에 마음 쓰면서 건강을 해치지 않았으면 좋겠어.”
막 오현주와의 만남에 대해 말하려던 참에 임유나는 그의 말을 듣고 의아해하며 물었다.
“어떻게 내가 오현주 씨를 만난 걸 알았어?”
그러자 강시후는 턱을 그녀의 머리 위에 기대며 어둡고 깊은 눈빛을 잠시 반짝였다. “추측한 거야. 전에 만나기로 했었잖아.”
“아, 그렇구나.”
임유나는 짧게 반응하며 강시후의 품에서 벗어나 고개를 기울여 그를 바라보았다.
“오현주 씨 말로는 아이들끼리의 다툼이 당신 때문이라던데.”
오현주와의 허울뿐인 우정에 뭐 서로 은혜를 나눌 필요도 없다. 그저 위선일 뿐이니 말하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였다.
이 일에 대해 강시후에게 말하지 않겠다고 오현주와 약속할 때 임유나는 속으로 크게 X를 그렸다. 약속은 무효가 된 것이다.
“나 때문이라고? 왜?”
강시후의 표정에서도 임유나와 같은 의문이 드러났다.
“나도 몰라. 오현주 씨도 자세히 아는 건 아니고 그냥 그런 식으로 들었다고 하더라고.”
강시후는 다시 그녀를 품에 안고 부드럽게 말했다.
“아마 착각한 걸 거야. 아이들이 오현주랑 연락하는 건 맞지만 아주 친밀한 사이는 아니거든. 뭐든 다 말하진 않아.”
임유나가 말없이 있자 강시후는 덧붙였다.
“내일 내가 아이들에게 물어볼게.”
“도하는 말 안 할 거야.”
‘처음 조씨 가문의 연회에서 물어봤을 때도 말을 피했는데 로이에 대해서는...’
“당분간 로이랑은 연락하지 마. 한씨 가문 문제부터 해결하고 나서 얘기해.”
강시후는 알겠다고 대답하며 자연스레 강로이 쪽 상황으로 화제를 돌렸다.
“내일 그 불량배들이 한씨 가문에 찾아올 거래. 로이가 부잣집 아가씨인 것만 알고 있어서 아마 만나면 손찌검을 할지도 몰라.”
예전에 돈을 갚겠다고 강로이는 불량배들과 시간을 정했지만 그날 어둑어둑해질 때까지도 나타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