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승민이 혀를 차더니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강시현을 바라보며 물었다.
“시현아, 이제 정말 양민하한테 아무런 마음도 없는 거야?”
강시현은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난 그저 민하 처지가 안타까워서 도와주려 했을 뿐이야. 하지만 이제 내 인내심도 한계에 다다랐으니 더 이상 받아줄 이유가 없지.”
“널 따라다니던 그 꼬맹이는 이미 결혼했으니 억지로 뺏어올 순 없잖아.”
“강인혁이랑 계약 결혼한 거야.”
강시현은 여전히 유지민과 강인혁의 결혼을 믿지 않고 자신을 속이려고 일부러 작당하고 꾸민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 말을 들은 곽승민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말했다.
“계약 결혼이라고? 그럼 얘기가 쉬워지지. 너랑 지민이도 오랜 시간 함께 했으니 두 사람 사이에 아무나 끼어들 수 있는 건 아니잖아. 지민이는 지금 너한테 삐져서 그러는 거겠지. 어쨌든 너도 알다시피 양민하 때문에 몇 번이나 지민이 마음 무시해서 속상한 마음에 해외로 나간 거잖아. 다시 귀국하긴 했지만 너한테 화를 다 풀기 전까지는 네 곁으로 돌아올 리가 없지. 또다시 상처받을까 봐 걱정되는 마음도 있을 거고... 그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
곽승민의 말에 표정이 누그러진 그는 곽승민을 바라보며 물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해?”
곽승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유지민 마음은 너무 뻔히 보여. 시현아, 너 지민이가 한 말들 진심으로 믿은 거 아니지? 진짜로 널 좋아했다면 강인혁이랑 같이 있을 리 없어. 너랑 완전히 끝낼 생각이었다면 애초에 네 앞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 귀국해서 다시 네 앞에 나타날 리가 있겠어? 게다가 일부러 강인혁이랑 꽁냥대는 모습까지 보여준다? 누가 봐도 연극이지.”
곽승민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 말에 강시현은 큰 위로를 받았고 마음속에 드리웠던 어둠도 점점 걷히는 듯했다.
밤이 깊어지고 도시의 네온사인들이 하나둘 켜지기 시작했다.
와인잔을 흔드는 강시현은 다시 흥미를 되찾은 듯 곽승민과 유지민을 어떻게 되찾을지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한편 강인혁은 일을 마친 뒤 유지민에게 문자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