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은 확신하지 못했다.
“아마도요.”
“그러면 좋은 거네.”
진희원은 까마귀를 들더니 눈을 마주쳤다.
“창룡과 아는 사이라면 고대 신수겠지? 지금은 고대 신수도 사람을 따라다니기 좋아하는 건가?”
‘아니에요. 그런 거 아닙니다. 그런 말 하지 마세요.’
까마귀는 말하고 싶었다.
진희원은 까마귀를 굳이 난처하게 만들지 않고 소년에게 던져줬다.
“아는 사이면 가서 얘기라도 나눠.”
까마귀는 진희원이 이러는 목적을 알 수가 없었다.
진희원은 목적 따위 없었다. 그녀는 그저 이런 신수들을 상대할 여유가 없었을 뿐이다.
그녀는 최대한 일을 크게 벌여서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증조할아버지의 한을 풀어줄 생각이었다.
그리고 진법에 들어갈 수 있다는 건 최대한 숨겨야 했다.
진희원은 그 자리에 엽전을 묻어두고는 갑자기 까마귀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상서인 까마귀는 갑자기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까마귀가 울면 사람이 죽는다던데.”
진희원은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여기 앉아서 계속 우는 건 아주 합리적이지.”
‘아니, 잠깐만. 무슨 뜻이지?’
상황 파악을 하기도 전에 까마귀는 정신술에 걸렸다.
예전이었다면 바로 풀 수 있었을 텐데 하필 진희원에게 초혼령이 있었다.
또 날개를 움직일 수가 없다니, 답답했다.
“이제 곧 날이 밝겠네.”
진희원은 손목시계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
“작은 눈이 빙글빙글 도는 걸 보니 내 말을 알아듣는 모양이네. 고대 신수니까 당연하겠지.”
까마귀는 눈이 작지 않다고 반박하고 싶었다.
“여기 있다가 9시부터 울어. 내가 잠시 뒤에 동그라미를 그려주면 움직일 수는 있을 거야. 날 수는 없어.”
진희원은 손을 들어 까마귀의 날개를 쓰다듬었다.
“고마워. 수고해.”
“...”
까마귀는 참았다. 주인의 명령이 있었으니 말이다.
소년은 옆에 서서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알 수는 없었다.
진희원이 떠나려고 하자 소년은 어쩔 수 없이 일단 따라갔다.
“가족의 유골이 바로 아래 묻혀 있는데 왜 계속 파지 않는 거예요?”
소년은 이해할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