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4화
“삼황자 전하.”
송연정은 가마 속에서 붉은 덮개를 벗지 않은 채 앞의 둥근 부채만 살짝 내려 눈빛을 드러냈다. 절반만 드러낸 그 눈길에는 수줍은 듯한 아양과 감출 수 없는 설렘이 가득했다.
손연정은 마침내 신분 상승하여 황실 일원이 된 것이다!
심화영은 그 표정을 보고 잠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설마 손홍철이 손연정에게 아직 궁중에서 벌어진 일과 원태영이 이미 예전의 황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은 걸까? 허나 조만간 곧 깨닫게 될 것이다.
손홍철에게 송연정은 한낱 바둑판의 바둑알일 뿐이다. 오늘 손연정이 맡은 역할은 독의를 불러내어 역병을 퍼뜨리게 하는 미끼에 지나지 않으니 진실을 알려줄 리 만무했다.
그때 송연정 또한 문틈 사이로 심화영을 보고는 얼굴빛이 확 굳었다.
‘어째서 심화영이 여기 있는 거지?’
심화영은 눈가에 가느다란 냉소를 띠었다.
송연정이 잠시 얼어붙어 있다가 그 뜻을 헤아리려던 찰나 뒤편에서 웬 요란한 노랫소리가 터져 나왔다.
“가마 위의 저팔계, 길가의 풀이 벌벌 떨며 얼굴도 못 들고 웃지도 못하네.”
순식간에 기괴한 탈을 쓴 무리들이 붉은 혼례복 차림으로 나타나 엉뚱한 춤을 추며 노래를 불러댔고 대문 앞은 삽시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이게 무슨 짓이냐?”
안왕이 놀라 목을 빼고 바깥을 내다보았으며 송연정 역시 당황해 뒤를 돌아보았다.
그 순간 붉은 비단이 번쩍이며 송연정을 덮쳤다. 송연정은 순식간에 온몸이 포박되듯 감싸였고 익살스러운 소리가 계속 이어졌다.
“저팔계의 배는 북처럼 둥둥, 산은 높고 물은 멀어 겨우 반이나 왔다네. 가마 속 신부는 배고파 이마만 쿵쿵 두드리네.”
그제야 원태영이 정신을 차리고 크게 외쳤다.
“무엄하다! 감히 내의 대혼을 모독하다니, 너희는 누구냐?”
탈을 쓴 괴한은 얼굴을 비틀며 우스꽝스럽게 표정을 바꾸더니 눈썹을 까딱이며 놀렸다.
“저팔계 꽃 저고리 차려입고 참으로 우습네.”
그러고는 곧장 송연정의 등을 발로 툭툭 차면서 외쳤다.
“이 멍청한 돼지야, 어서 달아나지 않고 뭐 하느냐?”
뒤에서 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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