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화

“이런.” 모두가 소리쳤다. 송기철은 화가 나서 눈에 불을 켜듯 이글거렸고 황제의 얼굴도 더욱 검푸르게 변했다. “심화영 아씨, 어떤 말은 함부로 하면 안 됩니다. 자신이 무엇을 말하는지 아시나요?” 원시경 세자마저 눈살을 찌푸리며 그녀를 나무랐다. 심화영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의 눈빛은 태연하고도 담담했다. “세자 전하, 저는 제가 무엇을 말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우선, 송 대감님께서 재구성한 혼서에는 한 조각이 빠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 조각은 가장 중요한 인장이었죠. 이런 점을 알아차리지 못했다면 송 대감님께서는 어떻게 다른 문서들을 처리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글만 보고 인장은 무시하셨나요?” 송기철은 갑자기 움찔하며 황급히 혼서를 내려다보았다. 혼서 내용은 확실히 완전했다. 하지만 한 조각이 빠져 있었다. 그 한 조각을 그는 미처 보지 못했다. 원래 손 상서에서 넘겨받은 것이기 때문에 그는 그것이 완전하다고 당연히 생각했었다. 조각이 하나 빠져 있었다는 사실을 무심코 지나쳤다. 그런데 심화영은 그 작은 차이를 놓치지 않았다. ‘어떻게 테이블 위의 혼서에서 그 한 조각이 빠져 있다는 걸 알았지?’ 송기철은 미묘하게 눈살을 찌푸렸다. 그리고 문득 자신이 이 작은 소녀를 과소평가했다는 걸 깨달았다. 그때 손 상서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혼서에 한 조각이 빠졌지만 그 사실만으로 진위가 가려지지는 않습니다. 어차피 심화영이 말하는 건 결국 죽음을 면할 수 없는 것인데요.” 송연정은 이 말을 듣고 심화영을 비웃으며 한 번 더 조롱했다. “그래, 잘 봐.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송기철은 고개를 돌려 손 상서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복잡했다. “이 한 조각이 빠졌다는 사실은 참으로 문제가 될 수도 있겠군요.” 손 상서는 잠시 멈칫했다. 하지만 그가 반응하기도 전에 심화영은 다시 웃으며 그를 향해 말했다. “상서 나리, 너무 서두르셨군요. 그 한 조각이 빠져 있기 때문에 이 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