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화

송연정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얼굴은 분노 탓에 뻘겋게 부어올라 돼지 같았다. 그녀는 행여나 심화영이 자신보다 잘살게 될까 봐 어떻게든 전태산과 장공주를 자극해 두 사람이 심화영을 죽이길 바랐다. 그런데 오히려 자신과 유씨 부인이 불리하게 될 줄은 몰랐다. 부아가 치밀었지만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심화영을 노려보는 것뿐이었다. “그러니까 상서 나리께서 가짜 혼서를 손에 든 순간부터 이 모든 걸 예견했다는 것이냐?” ‘심화영이 대체 어떻게 이런 수를 생각해낸 것이지?' 심화영을 보는 송연정의 눈은 꼭 귀신을 보고 있는 듯한 눈이었다. 심화영은 미소를 지으며 조롱 가득한 얼굴로 손 상서를 보았다. “그러고 보니 상서 나리께 정말 고맙군요. 나리께서 들이닥친 그 순간, 소녀는 나리께서 소녀의 혼서를 정말로 찢어버리는 줄 알고 얼마나 노심초사했는지 모른답니다. 다행히 상서 나리께서 소녀가 들고 있던 혼서를 빼앗아간 덕에 정신을 차릴 수 있었지요. 저도 너무 긴장한 탓에 다시 빼앗아 오려고 했던 것이랍니다. 인간에겐 본능이 있지 않겠습니까? 누군가 물건을 빼앗으니 그것이 좋은 것이든 아니든 막론하고 본능적으로 다시 빼앗아 오려고 하는 것이지요...” “...”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손 상서의 안색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 아무리 눈치가 없는 사람이라고 해도 심화영이 손 상서를 조롱하고 있다는 것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일이 이 지경이 되었으니 그는 참을 수밖에 없었다. 여하간에 들이닥치자마자 심화영의 손에서 혼서를 빼앗아간 사람은 그였으니까. 다만 예민한 사람이라면 모두가 눈치챌 수 있었다. 막 계례를 넘긴 심화영이 분명 다른 수를 남겨 놓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황제마저 그녀를 보는 눈빛이 미묘하게 변했다. “그러니까 네 말은 이 모든 상황을 예견하고 일부러 한 수를 남겨두었다는 말이냐. 그러면서 유씨 부인 앞에서 연극을 하고 유씨 부인은 네가 혼서를 불태운 줄 알고 온성해라는 자를 찾아가 위조하게 말이냐. 너는 그것을 전부 알고 있었음에도 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