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화
‘내가 도대체 무슨 짓을 저질렀던 거야...’
거대한 고통과 후회가 수많은 개미 떼처럼 순식간에 성도현의 심장을 갉아 먹었다. 그 고통에 너무 아파서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
그는 맹렬하게 문을 박차고 나섰다. 지금 그의 머릿속에는 오직 하나의 생각뿐이었다.
‘강나연을 찾아야 해!’
그는 강나연의 스튜디오 건물 아래를 지키며 그녀의 새 아파트 문 앞에서 기다렸다.
평소에는 고고하고 빈틈없는 모습만 보여주는 비즈니스 제왕은 거뭇하게 자란 수염도 다듬지 못하고 움푹 패인 눈가에 다 구겨진 양복을 입고 있었다. 오직 핏발 선 두 눈만이 죽을힘을 다해 모든 출입구를 응시하고 있었다.
마침내 그 청초한 모습의 실루엣을 발견하자 성도현의 심장이 가슴 밖으로 튀어나올 듯 뛰었다.
그는 비틀거리며 강나연에게 달려가 그녀 앞을 가로막았다. 마음고생으로 인한 고열과 간절함으로 그의 다 쉬고 부서져 있었다.
“나연아... 강나연! 미안해... 내가 정말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이제 다 알았어...”
그는 앞뒤도 맞지 않는 말을 쏟아내며 강나연은 손을 잡으려 했지만 그녀는 민첩하고 단호하게 성도현의 손을 피했다.
“지금 와서 이런 말을 하기엔 너무 늦었다는 거 알아... 너무 우스꽝스럽다는 것도 알고... 내가 너무 멍청했어. 내가 눈이 멀었지. 윤서아를 잘못 믿고 너한테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어... 너는 나를 살렸는데, 나는...”
강나연은 조용히 성도현의 말을 들어주기만 할 뿐, 표정에서는 아무런 흔들림도 없었다. 그녀는 자신과 상관없는 이야기를 듣는 사람 같았다.
성도현이 말을 마치고 격렬하게 숨을 헐떡이며 거의 애원하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자, 강나연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깊이를 알 수 없는 차가운 연못처럼 평온했다.
“성도현 씨.”
그녀는 성도현의 이름에 성을 붙여 불렀다. 이는 예의를 챙긴 어느 정도의 거리감을 드러내는 표현이었다.
“다 전해 들었어요. 알려줘서 고맙네요. 덕분에 내 의문들도 좀 풀렸어요.”
잠시 말을 멈춘 강나연의 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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