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화
페리의 화창함과는 극명하게 대비되는 스위첼의 어느 한적하고 값비싼 요양지는 일 년 내내 서늘한 기운에 휩싸여 있었다.
성도현은 호숫가에 위치한 별장에 머물렀다. 환경은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웠지만, 숨 막힐 듯 공허했다.
그는 유포리아를 떠난 후부터 줄곧 이곳에서 요양 중이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성공적으로 은퇴하고 인생을 즐기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오직 그 자신만이 이 상황이 기한 없는 추방임을 알고 있었다.
성도현은 극도로 말이 없어졌도 때로는 하루 종일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귀밑머리의 흰머리는 더 늘어났고 눈 밑에는 녹지 않는 침묵과 피로가 짙게 드리워 있었다.
그는 호숫가에 몇 시간씩 앉아 공허한 눈으로 차가운 호수를 바라보았지만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손 옆에는 늘 경제 잡지가 놓여 있었고, 표지에는 가끔 강나연의 인터뷰가 실렸다. 사진 속의 그녀는 빛나고 있었다.
성도현은 잡지를 몇 번이고 들여다보며, 무의식적으로 그녀의 사진 위를 손가락으로 문질렀다. 심장은 둔기로 계속 얻어맞는 것처럼 숨 막힐 듯 답답하고 아팠다. 후회는 뼛속까지 파고드는 고질병처럼 밤낮으로 그를 갉아먹었다.
그는 수없이 회상했다. 만약 그때 한 번이라도 그녀를 더 제대로 봐 줬다면, 진실을 조금이라도 더 일찍 알았더라면, 만약... 하지만 아쉽게도, 인생에는 만약이라는 게 없다.
그는 하늘을 찌를 듯한 부와 최고의 권력을 소유했지만, 스스로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다고 느꼈다.
그는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진심으로 자신을 사랑해 줬던, 심지어는 목숨까지 걸고 자신을 구해준 여자를 허무하게 잃어버렸다.
성도현이 그녀에게 주었던 것은 끝없는 상처와 모욕뿐이었다.
이러한 인식은 그에게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 악몽이 되었다.
비서는 가끔 강나연에 대한 소식을 전해 주었다. 그녀가 점점 더 잘 지낸다는 소식, 그리고 곁에 좋은 사람이 생겼다는 소식을 전해 듣게 되었다.
그녀를 위해서라면 기뻐해야 마땅했지만 강나연의 행복이 지금의 자신과 더 이상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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