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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안서연은 깊은숨을 들이쉬며 가슴속의 고통을 억눌렀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하며 몸을 일으키려던 찰나, 커다란 손이 그녀를 가로막았다. “서연아, 왜 날 안 기다렸어? 오늘 기분 안 좋은 거야? 그럼 웨딩드레스 입어보러 가자. 맞춤 드레스가 도착했거든. 마음에 안 들면 다시 수정하게 할게.” 하승주는 그녀를 품에 안고 다정하게 머리를 쓰다듬었다. “가고 싶지 않아. 웨딩드레스는 네가 알아서 정해.” 결혼식 당일, 그녀는 사라질 예정이었다. 당연히 웨딩드레스를 입고 그 자리에 설 일도 없었다. 그러니 그 웨딩드레스가 아무리 아름답다고 한들 더는 상관없었다. 하승주도 그녀의 차가운 태도를 느꼈는지 조심스럽게 수화로 물었다. “서연아, 왜 넌 결혼식이 전혀 기대되지 않는 것 같지? 혹시 나랑 결혼하기 싫은 거야?” 안서연은 그의 눈빛 속에 담긴 불안함을 보며 당장이라도 말해주고 싶었다. ‘그래, 나 이제 너랑 결혼 안 해. 바람피운 건 너잖아. 우리의 사랑을 짓밟은 것도 너고 이 결혼에 대한 기대를 무너뜨린 것도 너야. 그런 네가 지금 무슨 자격으로 이런 걸 묻고 있는 건데?’ 하지만 그녀는 아직 진실을 드러낼 생각이 없었다. 그들이 웨딩드레스 숍에 들어서자마자 직원이 커튼을 열며 준비된 드레스를 선보였다. “안서연 씨, 하 대표님이 프랑스에서 맞춤 주문하신 웨딩드레스가 도착했습니다. 혹시 수정할 부분이 있는지 확인해 보시겠어요?”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옆에서 대기하던 사람이 빠르게 수화로 통역해 주었다. 이를 본 직원들은 감탄을 금치 못하며 속삭였다. “하 대표님 진짜 세심하시다. 수화 통역사까지 따로 고용하다니.” “그게 다가 아니래. 저 웨딩드레스 중앙에 박힌 다이아몬드는 소더비 경매에서 낙찰받은 거라던데? 디자이너에게 꼭 그걸 박아달라고 직접 주문했다더라. 심지어 올해 그 디자이너의 작업 의뢰를 전부 다 사버리고 올해엔 이 웨딩드레스 하나에만 집중하게 했대!” 직원들의 부러움 섞인 말에 하승주는 흐뭇한 듯 미소 지으며 안서연의 허리를 감싸안았다. “우리 서연이, 마음에 들어?” 드레스 중앙에는 비둘기알만 한 핑크 다이아몬드가 박혀 있었다. 5미터에 달하는 트레인은 자잘한 다이아몬드로 장식되어 조명 아래서 눈 부신 빛을 발하고 있었다. 안서연은 손끝으로 드레스를 쓰다듬었다. 부인할 수 없는 건 이 웨딩드레스가 완벽하게 그녀의 취향을 저격했다는 점이었다. 연애할 때 그녀는 핑크색을 좋아하고 트레인이 긴 드레스를 선호한다는 이야기를 여러 번 했었다. 하승주는 그녀의 말 하나하나를 다 기억하고 그 모든 요소를 반영한 드레스를 만든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드레스가 아름답고 다이아몬드가 눈부셔도 그녀의 가슴속에 난 구멍을 메울 수는 없었다. “서연아, 다이아몬드 중앙을 잘 봐. ‘A & H forever’라고 새겨져 있어. 다이아몬드는 영원하니까 우리의 이름을 거기에 새긴 거야. 내가 너를 영원히 사랑한다는 의미로.” 안서연은 무심코 다이아몬드를 들여다보았다. 확실히 그 중심에 영어로 새겨진 글귀가 보였다. 그녀는 하승주의 눈을 마주 보았다. 그 눈동자에는 애정이 가득했다. 순간, 그녀의 심장이 잠시 떨렸다. 그녀는 하승주에게 조용히 물었다. “너의 사랑은 정말 영원할 수 있어?” 하승주는 그녀가 오해할까 봐 조바심이 난 듯 재빨리 수화로 했다. “나 하승주는 안서연을 평생 사랑할 거야. 아니, 다음 생까지도 절대 배신하지 않을 거야. 만약 맹세를 어기면 난 벼락을 맞아도 좋아.” 그토록 깊은 맹세의 말도 이미 얼어버린 그녀의 마음을 녹일 수는 없었다. ‘이미 배신한 주제에 내 앞에서 이렇게 연기를 하네. 지치지도 않나?’ 안서연은 고개를 돌렸다. 그녀는 더는 그 위선적인 얼굴을 보고 싶지 않았다. 하승주는 무언가 더 말하려 했지만 그 순간 휴대폰 벨이 울렸다. 순간, 그의 표정이 살짝 굳더니 서둘러 뒤편으로 물러나 전화를 받았다. 잠시 후 돌아온 하승주는 미안해하며 말했다. “서연아, 갑자기 회사에 일이 생겨서 가봐야 해. 너 혼자 웨딩드레스 입어보고 수정할 거 있으면 직원에게 말해. 끝나면 기사님한테 데려다주라고 할게.” 수화를 마치자마자 그는 늘 하던 포옹도 없이 다급하게 차를 타고 떠났다. 그녀에게 남겨진 건 그의 뒷모습뿐이었다. 그가 떠나자 직원들이 감동한 듯 수군댔다. “세상에, 방금 하 대표님이 한 고백 진짜 감동이었어요. 눈물 날 뻔했잖아요.” “일이 급해도 안서연 씨 걱정부터 하시다니, 저런 사람이 진짜 다정한 남자죠.” 하지만 안서연은 속으로 비웃었다. 하승주는 절대 일 때문에 그녀를 혼자 두고 가지 않았다. 무엇보다 아까 전화 받고 돌아왔을 때 그의 눈빛 속에는 분명 욕망이 어렸다. ‘무슨 회사 일이긴? 아마 그 여비서를 만나러 가는 거겠지.’ 안서연은 입꼬리를 올려 웃고는 돌아섰다. 그러자 직원이 다급하게 그녀를 막아섰다. “서연 씨, 아직 웨딩드레스를 안 입어보셨어요.” 안서연은 담담하게 고개를 저었다. “입어볼 필요 없어요.” ‘어차피 결혼식 날에 시체밖에 없을 테니까. 드레스는 쓸 일도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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