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2장 내 곁으로 돌아오라고

이서아는 빠른 속도로 정원에서 호텔 로비로 걸어왔다. 감정이 요동치는 이때 열정적인 피아노 소리가 들려왔다.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리자 누군가가 호텔 로비에 있는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을 보았다. 그 사람의 손끝에서 나오는 곡의 분위기는 카타르시스를 불러일으켰고 지나가던 사람들도 감상하기 위해 멈춰 섰다. 심지어 영상을 찍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서아도 다가갔다. 그 사람이 연주한 것은 <인셉션>의 고조부분이었다. 이서아도 이 곡을 즐겨 들었었다. 중학교 때 이서아가 임정우를 찾으러 갔을 때 음악 교실을 지나면서 처음 이 곡을 들었었는데 그 자리에서 매료되었었다. 그런데 그때 이서아는 임정우를 찾는 데 급급해서 피아노를 연주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보지 못했었다... 이제 이서아는 구경하는 사람들 속을 비집고 들어가 연주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살폈었다. 그러다가 피아노 앞 의자에 앉아 있는 한수호를 발견했다. “...” 한수호는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사람들이 보고 있는 가운데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었는데 눈은 내려다보고 있고 속눈썹이 눈빛을 가려서 평소처럼 차가워 보이지는 않았다.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을 부단히 움직이며 유창한 곡을 연주해 냈다. 이서아는 멈칫하더니 바로 뒤돌아서서 가려고 했다. 아무리 좋은 곡이더라도 그게 한수호가 연주한 것이라면 듣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한수호는 이미 이서아를 봤고 차가운 목소리가 음악과 함께 들려왔다. “이서아, 이리 와.” ‘자기가 오라고 하면 가야 돼?’ 이서아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죄송한데 잠시만요.” 사람들이 이서아를 위해 비켜주었는데 한수호가 다시 말했다. “일 때문에 그래.” “...” 이렇게 많은 사람이 보고 있는데 한수호는 감히 이서아에게 어떻게 하지는 못할 것이다. 이서아는 입술을 깨물고 뒤돌아섰다. “대표님, 무슨 일이시죠?” 한수호는 피아노를 연주하던 손을 멈추었다. 구경하던 사람들은 한수호가 멈추자 서서히 흩어졌다. 한수호가 담담하게 말했다. “설 주임이 며칠 전에 용산에 갔는데 신강우